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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얘들아 어디에 있니…경찰의 7살 찾기 고군분투

등록 2017-02-27 04:59수정 2017-02-27 08:55

4명의 아이를 찾았다. 이제 7살 여자아이 1명이 남았다. 베트남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를 둔 아이는 지난달 초 초등학교 예비소집일에 나오지 않았다. 주민등록지 상 주소지에도 없었다. 아이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법무부나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을 통해 베트남으로 시야를 넓혀 아이 소재를 찾아봐야 할 것 같아요.” 지난 24일 주진완 강북경찰서 여성청소년 과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경찰서에서 조사받은 아이의 ‘서류상’ 아버지는 “그 애를 본 적 없다. 위장결혼이었다. 아이가 엄마랑 외국에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강북서는 아이의 어머니가 베트남으로 출국한 기록은 확보했다. 아이의 출국 기록은 없었다. 이런 경우, 아이 엄마가 베트남에서 낳은 아이를 아빠의 나라인 한국에 출생신고만 했을 가능성이 있다. 주 과장은 “아이가 엄마와 베트남에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완전히 확인하기 전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부의 ‘장기결석 미취학 아동 전수조사’에서 7살 아이가 학교에 가지 못한 채 부모에게 학대받고 살해당한 ‘평택 아동 살해 암매장 사건’이 뒤늦게 드러났다. 올해 교육부는 초등학교 예비소집일에 나오지 않은 모든 취학 대상 아동의 소재를 파악하기로 했다. 학교와 동 주민센터가 찾아내지 못한 아이들을 찾는 건 학교 쪽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 몫이다.

경찰은 수사 의뢰가 들어오면 ‘실종 추적 수사’를 시작한다. 통신내역 확인, 건강보험공단 정보를 통한 의료기록 조회, 출입국 기록 확인, 주변 탐문조사, 대사관 확인 요청 등 다양한 방법을 쓴다. 어머니가 베트남인인 또 다른 아이 1명을 수소문 중인 남대문경찰서는 출입국 기록 확인을 통해 아이가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 입국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김억태 남대문서 여청과장은 “아이가 베트남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에 ‘확인 요청’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아이 1명을 찾고 있는 구로경찰서는 주변 탐문을 통해 ‘아이는 태국에 살고 있고, 아이의 조부모가 매년 겨울 아이를 보러 태국을 찾는다. 3월 중순께 조부모가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이웃 주민들의 얘기를 들었다. 구로서는 가족과 연락을 취하기 위해 추가 탐문을 벌이면서 조부모를 기다리고 있다. 강남서는 출입국 기록, 최근 건강보험 이용 기록, 주변 탐문 등으로도 흔적이 드러나지 않는 아이 1명을 찾느라 애태우고 있다. 서성렬 강남서 여청과장은 “최근에 병원이나 약국 등을 찾은 적 있는지 건강보험공단에 확인 요청했다. 예전에 살았던 인천 주소지에도 없고, 출국 기록도 없다. 부모 모두 한국인인데 주소지에 살지 않는다. 수소문 중인데 아직 소재 파악이 안 된다”고 말했다.

‘7살’들을 찾기 위한 실종수사는 가정 내 아동 방임과 학대의 징후가 없는지까지 확인해야 마무리된다. 강북서의 경우 카카오톡 영상통화를 활용했다. 주 과장은 “소재를 파악한 아이 중 2명은 중국, 2명은 베트남에 있었는데 2명과는 영상통화를 했고 다른 아이들과도 되도록 영상통화를 해서 직접 얼굴을 보려고 한다. 만일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수사 의뢰를 받은 아이들이 각각 독일과 미국에 부모와 함께 출국해 있는 것을 확인한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부모와 통화를 한 뒤 아이들의 여권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다. 아이들이 실제로 외국에 안전하게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마지막 절차”라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수사 의뢰가 들어온 아이 400명 중 26일 현재 소재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아이들은 36명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많은 수가 해외 유학을 갔거나, 외국인인 부모를 따라서 외국에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워낙 심각한 방임·학대 사건이 잇따랐던 만큼 마지막 한 아이의 소재가 파악 될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방준호 김규남 박수진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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