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박충근 양재식 특검보를 태운 차량이 압수수색을 위해 청와대 앞 도로를 지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3일 오전부터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청와대에 진입을 시도하다 청와대의 거부로 5시간만에 철수하자, 이를 두고 청와대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박영수 특별검사팀 조사에 비협조적으로 나오며 시간끌기를 계속하자, 이달 말 종료되는 특검 기간을 30일 연장해야한다는 요구가 커진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원 영장을 대통령이 다시 판단해서 거부할 수 있다면, 그건 법원보다 대통령을 우위에 놓는 것이고, 3권분립과 영장주의를 정면 부인하는 것이다. 절대왕조국가에서나 있는 일이다. 헌법 위반으로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부장관을 역임했던 천정배 국민의당 전 대표도 자신의 트위터에 “황교안 대행, 청와대의 문을 열어라! 청와대는 블랙리스트, 비선 진료, 청와대 무단출입, 공무원 퇴출외압 등 범죄의 현장이다. 황 대행은 압수수색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즉각 지시하라!”라고 질타했다.
한편,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되는 ‘박영수 특별검사 기간 1개월 연장’ 청원엔 3일 오후 8시 현재까지 7826명이 서명했다. 지난달 24일 서명을 제안한 아이디 ‘omnipeace’는 “특검의 업무량은 방대하지만 수사 인력은 적은 상태라 기간을 연장해 수사를 더욱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주권자인 국민들의 힘을 모아 청원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외에도 다음 아고라에선 특검 연장 관련 청원 여러건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박영수 특검팀은 특검법에 따라 기본 90일 동안 수사하고, 필요하면 30일을 더 연장할 수 있다. 이때 수사 기간 연장은 현재 박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여서 황교안 권한대행이 연장 결정을 대신하게 된다.
온라인상에서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특검 활동 연장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아이디 bab****는 “황 대행이 특검 연장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촛불의 열기가 박근혜에서 황교안으로 옮겨갈 것이다”라고 썼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을 구차하게 황교안 대행에 맡기느니 국회가 특검법을 개정해서 당당하게 처리하는 것이 어떨까 싶기도 하다”고 밝혔다.
김지훈 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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