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박충근 양재식 특검보를 태운 차량이 압수수색을 위해 청와대 앞 도로를 지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영수 특별검사팀 박충근·양재식·이용복 특검보가 3일 오전 10시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청와대에 도착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를 응원하는 시민과 특검을 질타하는 시민들의 반응으로 인터넷이 달아올랐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원의 영장을 국가기관은 거부할 수 없다. 군사상 사유, 공무상 이유 등은 헌법에 의한 법관 영장의 한참 아래에 있는 이유일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법원 영장을 대통령이 다시 판단해서 거부할 수 있다면, 그건 법원보다 대통령을 우위에 놓는 것이고, 3권분립과 영장주의를 정면 부인하는 것이다. 그걸 절대왕조국가라 한다. 헌법 위반으로 탄핵사유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의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전 10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특검이 압수수색을 할 것으로 예상하는 청와대 의무실, 비서실장실, 민정수석실, 경제수석실 등은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라고 하기 힘들기 때문에 형사소송법을 들어 압수수색을 거부하는 것은 군색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안보실과 경호실은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에 해당할 수 있으나, 그 책임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할 수 없다.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 전모를 밝혀내어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를 처벌함으로써 비선에 의한 국정농단의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오히려 국가의 중대한 이익에 부합하는 것 아닌가요? 황교안 권한대행이 압수수색을 승낙하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화이트워터 사건 당시엔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를 대신하여 변호사들이 내밀한 대통령 가족생활공간까지 압수수색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들었다.
법무부장관을 역임했던 천정배 국민의당 전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jb_1000)에 “황교안 대행, 청와대의 문을 열어라! 청와대는 블랙리스트, 비선 진료, 청와대 무단출입, 공무원 퇴출외압 등 범죄의 현장이다. 황 대행은 압수수색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즉각 지시하라!”라고 말했다. 판사 출신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박범계 의원은 지난 30일 자신의 트위터(@bkfire1004)에 “특검에 의한 청와대 압수수색, 황교안 대행이 반드시 승낙해야 합니다”라고 요구했다.
일반 시민들도 특검을 응원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reu***)는 “청와대 압수수색 전례 없다. 그러나 대통령이 뇌물수수 피의자가 된 적도, 증거인멸 주도하며 거짓말만 한 적도 없었다. 특검 압수수색 관철하라!”고 밝혔다. 다른 트위터 이용자(?@usminjoo*****)도 “청와대는 최순실에게 김밥 싸주는 식당, 박근혜 성형수술하고 낮잠 자는 곳! 보안손님 최순실, 고영태, 차은택이 가면 검문도 안 하고 무사통과!”라면서 청와대에 압수수색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했다.
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시민들은 ‘특검 색깔론’까지 들고나와 특검을 비난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miso****)는 지난 30일 “최근 하는 짓 봐선 특검 내부에 간첩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다른 트위터 이용자(@kori****)는 “특전여단이 청와대 내 경호 병력을 보강하고 수도방위사령부를 출동 대기시켜라. 인권 개무시하는 편향된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은 실력으로 막아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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