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 쓰나미발언…비판은 박해로 업그레이드
‘쓰나미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가 딴지일보가 선정한 ‘1월의 삽질인물’로 뽑혔다. 딴지일보는 그동안 국민정서 및 여론과 거리가 먼 발언과 행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물들을 선정해 매달 ‘삽질인물’ 목록을 발표해 왔다. ‘삽질’은 ‘쓸 데 없는 행위’를 비꼬아 일컫는 네티즌 은어다. (아래 인용한 딴지일보의 글은 패러디 사이트 고유의 표현이 여럿 등장합니다.)
패러디 뉴스사이트 딴지일보(
www.ddanzi.com)가 노무횬 대통령(노 대통령), 김홍두 목사(김홍도 목사), 김종피리 옹(김종필), 인분 먹인 중대장, 검사아들 대리시험 오교사 등 5명의 삽질인물을 상대로 네티즌 의견을 물은 결과 김홍두 목사가 2만9336표(51.8%)를 얻어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딴지일보는 김 목사에 대해 “지난 2일 설교에서 ‘동남아 쓰나미가 이교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란 희대의 삽언으로 인생 한방뿐 아니라 삽질에도 한방이 있음을 몸소 증명했다”며 “이후 16일 설교에서는 이전의 삽질 주장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은 물론 언론과 네티즌의 비판을 자신에 대한 박해로 삽질전화하는 기민함까지 선보였다”고 선정이유를 설명했다.
딴지 삽질인물선정위원회에 따르면 김 목사는 최근 몇 년간의 꾸준한 삽질로 나름대로 이 바닥에서 ‘한 삽’한다는 명성이 있었으나 워낙 쟁쟁한 삽퍼들이 포진해 있는 종교계라 일반인들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했지만, ‘가히 청소년축구대표팀 박주영의 네 게임 아홉 골의 골 결정력을 능가하는 삽 결정력으로 차기 삽질국대 합류가 유력한 중고신인 ‘삽퍼(살질을 일삼는 인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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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딴지일보는 노 대통령을 한국 삽질계에서 흔히 보기 힘든 스타일리쉬 삽퍼라고 평했다. 출처 : 딴지일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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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노무횬 대통령이 1만4080표(24.8%)를 얻어 ‘삽질인물’ 2위로 선정됐다. 딴지일보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쓴다’는 ‘아나바다’ 자원재활용 원칙을 정부 주요 인사에까지 확상시키는 알뜰함이 돋보여 후보로 낙점됐다. 딴지일보는 “연초 이기쭌(이기준 전 교육부총리)으로부터 촉발된 교육부총리 추천 파문이 중간에 김호석 우원(김효석 민주당 의원) 러브콜 뺀찌에서 27일 김진포 우원(김진표 의원) 교육부총리 임명까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라며 “연초에 잡았던 삽을 한 달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 안놓고 있다”고 평가했다.
딴지일보는 이어 교육부총리 후보들의 면면을 볼 때 노 대통령이 △판공비 편법 과다사용, 불법적 사외이사 겸임, 장남의 병역기피 의혹 등의 도덕적 흠과 반발여론을 홍어의 국부 정도로 취급하는 대범함 △경제부총리 시절 1년만에 아파트 시가총액을 150조 폭등시킨 능력이라면, 교육 부문에 있어서도 무언가(대학등록금, 사교육비, 학원시장 등) 150조 이상 폭등시킬 수 있을 것이란 순진무구함, △올인 승부사답게 판돈으로 교육을 걸며 경제관료에게 교육부 수장을 맡기는 과감성을 가진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이 ‘삽질인물’로 선정될 수 있었던 데는 삽질계 전통의 강호인 딴나라당 출신 삽퍼들이 주로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운 엽기나 황당 등의 이슈파이팅으로 승부를 걸었다면, 노무횬은 겉으로 화려하지 않되 한 번 잡은 삽은 놓지 않는 은근과 끈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딴지일보는 노 대통령을 한국 삽질계에서 흔히 보기 힘든 스타일리쉬 삽퍼라고 평했다. ‘삽질인물’ 3위는 7.9%(4491명)를 얻은 1965년 한일협정의 주역 가운데 한 명이었던 ‘김종피리 옹’(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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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5년 한일협정의 주역 가운데 한 명이었던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출처 : 딴지일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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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는 “끽 해야 한두 달이면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버릴 일회성 삽질들이 만연한 이 부박한 시대에, 엄청난 시간의 시험을 뚫고 우리 앞에 당도한 40여 년 전의 삽질. 그 삽질의 엄청난 무게 앞에 본 위원회, 투표결과와 상관 없이 종피리 옹께 '거삽' 작위를 수여하기로 결정했다”고 선정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삽질인물’ 4위와 5위는 인분 먹인 중대장과 검사아들 대리시험 오교사가 차지했다. ‘인분 먹인 중대장’은 “군대 내에서 쫄다구들을 상대로 즐길 수 있는 모든 부귀영화(잔군기 잡기, 줘 패기, 뺑뺑이 돌리기, 화단 만들었다 없앤 후 다시 만들기나 삽으로 산 만들기 식의 레고놀이 등)를 버리고, 오직 똥 하나로 만족하겠다는 군바리식 도가 정신의 결정판”이라는 이유로 불명예를 안았다.
‘검사아들 대리시험 오교사’는 “몸소 학교에 벤츠를 몰고 다님으로써, 학생들에게 실용주의적 사고의 중요성을 비주얼적으로 보여주는 참교육자의 모범을 보였으며, 상대적으로 간단한 성적부 조작이 아니라 검사 아들의 부실한 답안지를 꼼꼼히 첨삭대필해주는 성실 삽행을 수행하여 일약 삽라이트의 주인공이 됐다”고 선정이유를 들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