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퇴진과 함께 내 일터와 삶 속에서 민주주의가 실현될 때까지”를 내건 ‘설맞이 촛불’이 주말 도심에서 불을 밝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을 촉구하며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가 무대에 서고, 용산참사 8주기를 맞아 철거민들이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20일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도심 일대에서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 13차 범국민행동’을 연다고 밝혔다. 설 연휴인 다음 주말(1월28일)에는 퇴진행동이 주최하는 촛불집회는 열리지 않는다.
퇴진행동은 “13차 촛불집회에서는 각자의 삶 속에서 ‘헬조선’을 바꾸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중소상공인 등이 본집회 무대에 선다. 특히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가 무대에 올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을 촉구하는 등 법원의 이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에도 거세게 성토할 예정이다.
본 대회에 앞서 빈곤사회연대 등은 2009년 1월20일 벌어진 용산참사를 기억하며, 광화문광장에서 ‘우리를 거리로 쫓아낸 이들에게 고함 ― 용산참사 8주기: 강제퇴거 없는 세상을 바라는 이들의 발언대’ 집회를 연다. 지난해 강제퇴거 당한 곱창집 ‘우장창창’을 운영했던 상가세입자를 비롯해 마포구 신수동 철거민 등 강제퇴거에 맞서 싸우는 이들이 나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건넨다. 참사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강경진압 책임자였던 김석기 새누리당 의원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인형을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시민구치소’ 조형물에 넣는 퍼포먼스도 벌인다.
본 집회를 마친 뒤 시민들은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삼성·에스케이(SK)·롯데 등 재벌 대기업 건물이 있는 도심으로 나뉘어 각각 ‘황교안 국무총리 사퇴’ ‘조기 탄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기각 규탄’ 등을 주장하며 행진한다. 이날 촛불집회는 서울 도심 이외에도 전국 50개 지역(20일 12시 기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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