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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헌재 “안종범 수첩 , 적법하게 압수된 물건 ” 증거채택 유지

등록 2017-01-19 10:45수정 2017-01-19 22:00

박 대통령쪽 ‘증거채택 취소’ 신청 받아들이지 않아
“위법수집 증거도 진실규명 위해 채택 가능” 설명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16일 오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호송차에서 내려 대심판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16일 오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호송차에서 내려 대심판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헌법재판소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업무 수첩’의 증거 채택을 취소해달라는 대통령 쪽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9일 오전 10시 헌재 청사 1층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 증인신문에 앞서 진행된 서증 증거조사에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안종범의 업무 수첩 활용 이의신청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주심 재판관인 강일원 재판관은 업무 수첩이 ‘독나무에서 열린 독과실’인지 여부가 증거 채택의 필수 기준이 되지 않다고 판단했다. 강 재판관은 “피청구인(대통령) 쪽이 다투는 것은 ‘수첩이 위법수집 증거다. 따라서 이를 기초로 한 안종범의 진술은 독나무에 열린 독과실이다. 그러므로 증거로 하면 안 된다.’ 이런 주장이다”라고 정리했다. 이에 강 재판관은 “이 수첩이 독나무이냐. 그 부분은 저희가 판단한 바 없다. 형사 법정에서 판단될 것이다. 기록을 보면 안종범 수첩은 법원 발부한 압수 수색 영장에 의해 압수된 물건으로 외관상 적법절차 따르고 있다. 현 단계에서 위법수집 증거라고 단정하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즉, 헌재 심판은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헌법에 위반됐는지를 따지는 것이기 때문에 위반 여부에 관한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면, 형사재판에서 채택할 정도의 증거가 아니더라도 헌재 심판에선 채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탄핵심판에서는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된다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도 채택할 수 있는데, 업무수첩은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강 재판관은 “만약 위법 수집된 증거라고 볼 경우에도 미국이나 우리나라 대법원 판례에서도,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따른 2차적 증거가 무조건 증거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 진실발견의 공익이 큰 경우 증거 능력을 부여한다”고 근거를 들었다. 강 재판관은 “이 재판은 피청구인의 범죄 행위 유무를 심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피청구인의 범죄 재판의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간에 그 부분이 탄핵 심판정에서 진실발견이라는 공익보다 월등히 큰 공익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재판이 마치 피청구인께서 범죄 혐의를 부인하는 듯한 절차로 진행돼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 쪽 대리인단은 지난 18일 헌재에 안 전 수석의 업무 수첩을 활용한 조서 등에 대한 증거 채택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이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중환 변호사는 “안 전 수석의 수첩 17권 중 11권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다. 위법수집 증거를 이용해 이뤄진 신문조서 등도 증거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게 대법원 판례”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 쪽은 특히 헌재가 증거로 채택한 안 전 수석의 검찰 신문조서 중 일부는 안 전 수석에게 수첩 원본이나 사본이 아니라 검찰 쪽이 수첩 내용을 손으로 옮겨 적은 것을 바탕으로 신문한 결과물이라며 이 역시 문제 삼았다.

안 전 수석의 업무 수첩에는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박 대통령의 지시사항 등이 깨알 같이 적혀 있어 박 대통령 탄핵사유를 밝힐 핵심 증거로 평가된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수첩은 권당 30쪽(모두 15장) 정도로 17권 전체 모두 510쪽에 달한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헌재에 이 수첩이 포함된 '최순실 게이트' 수사자료를 제출했으며, 헌재는 17일 열린 6차 변론에서 안 전 수석의 검찰 진술조서와 함께 업무 수첩 일부를 증거로 채택했다.

김지훈 김민경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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