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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청와대에 보고서 올린 직후 최순실 측근 ‘가만두지 않겠다’ 협박”

등록 2017-01-17 22:57수정 2017-01-18 06:47

‘나쁜 사람’ 찍혔던 노태강 전 문체부 국장 <한겨레> 인터뷰
청와대 보고서 올린 직후 최씨 측근 보고서 내용 훤히 알고
“왜 이따위로 썼느냐…가만두지 않겠다” 협박
중앙박물관선 수백만원 명품 원피스 판촉행사 벌어질 뻔
“촛불 보며 국민 힘 실감, 소신있는 공무원들 지켜달라”
최순실씨 측근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나쁜 사람’으로 찍혀 쫓겨난(<한겨레> 2014년 12월4일치 1면)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청와대에 보고서를 올린 직후 최씨 측근이 보고서 내용을 훤히 알고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노 전 국장은 17일 <한겨레>와 만나 ‘나쁜 사람’으로 찍힌 배경이 된 승마협회 조사 보고서 작성 과정을 털어놨다. 그는 “2013년 7월 청와대 지시로 (최씨 측근인) 박원오 승마협회 전무를 만난 뒤, 협회 조사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로 보냈다. 하루나 이틀 정도가 지났을 때 박 전무가 보고서 내용을 훤히 알고서 ‘왜 이따위로 썼느냐, 가만두지 않겠다’고 항의했다”고 말했다. 박 전무가 협회의 일반적인 문제점을 이야기하지 않고 복수하듯 6~7명의 이름을 대며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는데, 그런 점을 보고서에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김영나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박근혜 대통령이 관심을 표명한 프랑스장식미술전 개최를 반대하다 청와대 압박으로 전격 경질된 사건(<한겨레> 2016년 3월25일치 1면)과 관련해 노 전 국장은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실에 700만~800만원 짜리 원피스 등 프랑스 명품을 전시하라고 했다. 전시관 앞에서 판촉 행사까지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나친 상업성에 박물관 직원들이 나자빠졌다. ‘병인양요’에 빗대 ‘병신양요’라고들 했다”라며 “김 관장이 끝까지 반대하다가 잘렸다”고 말했다.

노 전 국장은 “문체부 고위공직자 인사 때 ‘유진룡 전 장관과 친했느냐’ ‘야당과 친하냐’ 같은 비상식적인 평판조회가 청와대에서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평판조회 차 전화를 받았던) 직원들에게서 들려왔다”고도 밝혔다. 일에 대한 능력이나 청렴도를 묻는 일반적인 평판조회와 달리, 공무원의 성향을 두고 검증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그는 자신이 지난해 결국 공직에서 물러날 때도 “찾아온 이에게 ‘장관 뜻이냐’고 물었더니 ‘더 윗선’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노 전 국장이 박물관에 있는 사실을 알고 “이 사람 아직도 있어요?”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 2016년 10월12일치 1면)

결국 그는 지난해 5월말 공직에서 물러나 스포츠안전재단 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나마도 일반적인 사무총장 임기인 4년이 아닌, 이전 사무총장 잔여임기인 1년8개월만을 보장받는 자리였다. 그는 “그렇게 공직에서 밀려났을 때, 혼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촛불을 보면서 ‘아 내 뒤에 국민들이 있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그때 이걸 알았더라면 힘들더라도 버텼어야 했다. 공무원이 권력자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을 지킬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시길, 믿어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국민들께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글·사진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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