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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최순실 “살아있어도 산 게 아닌 심정”

등록 2017-01-16 17:12수정 2017-01-16 23:58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 출석
의상비 등 질문에 사생활 이유 들어 ‘모르쇠’
국회쪽 대리인단에 “유도신문 하지마라” 반격도
“기억 안 난다”, “모른다”, “사생활이라 답할 수 없다.”

1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증인으로 나온 최순실씨는 ‘안하무인’격 답변 태도로 방청객들의 빈축을 샀다. 양쪽 대리인의 질문에 대부분 모른다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답변을 하는 등 시종일관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

최씨는 뇌물 혐의를 받는 박 대통령의 의상 값 지불 문제에 대해 “대통령에게 의상비를 받은 적은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선 “사생활 문제”라면서 답변을 거부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2014년 4월16일 오전에 무엇 했는지 기억하냐는 질문에도 “저는 어제 일도 기억 안 난다”고 답변했다.

최씨는 국회 쪽 대리인과는 언성을 높이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국회 쪽 이용구 변호사가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 운영에 개입했는지를 따져 묻자 “무슨 대답을 원하는지 모르겠다. 검찰 신문을 받는 게 아니니 유도 신문에 대답 안 하겠다. 굉장히 의도적인 질문이다. 정말 억울하다”라고 대리인을 공격하기도 했다.

특검과 검찰에도 날을 세웠다. 최씨는 “검찰과 특검 수사가 너무 강압적이라서 사람이 거의 죽을 지경이다. 그래서 특검도 못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폭언을 들었는지 묻는 질문엔 답변을 거부했다.

최씨는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 사람들은 “누명을 씌우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고영태 더블루케이 이사와 정현식 케이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 박헌영 케이스포츠 과장이 “한국체대 선후배인 그들이 기획한 것이다. 전부 저한테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떠넘겼다. 최씨는 이승한 미르재단 전 사무처장한테서도 “(5억을 주지 않으면 모든 것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 울먹였다.

하지만 최씨가 “(협박을 한) 고영태를 살살 달래가면서 사업을 진행했다”는 발언을 들어 국회 쪽 대리인이 “협박을 받았으면 수사기관에 고발해야지, 증인에게 실제로 부끄러운 일이 없었다면 고영태를 달랠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공박하자, 최씨는 구체적으로 반박하지 못했다.

최씨의 불성실한 태도는 방청객들의 한숨과 실소를 자아냈다. 대리인들이 대통령을 일컫는 ‘피청구인’이란 용어를 쓰자, 최씨는 “피청구인이 누굽니까”라고 물었다. 저녁 6시 신문 막바지엔 “피곤해서 그만 했으면 좋겠다”며 답변을 거부하기도 했다. 최씨는 또 “내게 아들이 있다느니 이상한 말도 안되는 소문이 퍼져 있다. 지금 내가 살아있어도 산 게 아니다”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지훈 현소은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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