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천재인 제 이름만 대면 책 파는 건 문제없습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3일 ‘수학 천재’ 행세를 하며 수학 교재를 만드는 투자비 명목으로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전직 수학강사 김아무개(41)씨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초 건설업자 한아무개(44)씨를 만나 자신이 명문대 수학과 출신으로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서 3위에 입상했다고 소개하고, “수학 교재를 만드는데 돈이 모자라니 투자하면 이익금의 절반을 떼어 주겠다”고 속여 모두 2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김씨는 2월 신아무개씨와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158만원짜리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과정의 수학 교재를 만들어 신문에 광고까지 냈는데, 이 책이 팔리지 않자 김씨의 학력을 의심한 한씨가 고소하면서 거짓말이 들통나게 됐다. 경찰은 “교재에 공동저자로 적혀 있는 신씨도 김씨와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중에는 김씨가 펴낸 다른 수학 교재도 유통중인데, 이 책에서도 김씨는 명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국제수학올림피아드 3위를 했다는 거짓 이력을 실었다.
한편, 경찰 수사 과정에서 김씨가 학력 등을 속이고 17년 동안 서울 강남 등지의 ㅈ, ㄷ학원 등 유명 학원에서 강사로 활동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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