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국가대표 훈련비를 지원받아 독일에서 훈련 중’이라고 보고했던 기간에 국내 체류 중이었던 사실이 출입국기록을 통해 확인됐다. 정씨는 지난해 여름 계절학기 수업차 중국에 갔는데, 수업기간을 다 채우지 않고 국내로 돌아왔던 사실도 드러났다.
4일 <한겨레>가 윤소하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최순실·정유라 모녀의 ‘2015~2016년 출입국 기록’을 보면, 정씨는 2015년 12월14일 입국했다. 정씨가 승마협회에 제출한 국가대표훈련보고서 2015년 12월치를 보면, 정씨는 1일부터 24일까지 독일 현지에서 거의 매일 조조·오전·오후 훈련을 반복했다. 귀국일인 14일에는 ‘조조훈련-워킹머신, 오전운동-런징 편안하게, 오후훈련-이행훈련’이라고 기록돼있다.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승마협회를 감사해 정씨의 훈련보고서가 지침에 맞지 않다며 협회에 ‘지원한 훈련비를 환수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정씨는 계절학기 수업이 중국에서 진행되던 시기에 국내에 머무르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 그는 ‘글로벌 융합 문화 체험 및 디자인 연구’라는 계절학기를 신청했다. 이 수업은 지난해 8월3~8일 6일간 중국 일정이 있었다. 그러나 정씨는 8월6일 귀국했다. 최순실씨도 같은 기간(2016년 8월3~6일) 해외에 머물렀다. 최씨가 정씨 중국행에 동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5~2016년 2년 동안 정씨는 8차례, 최씨는 12차례 출국했는데, 최씨의 해외체류 기간은 그가 독일 등지에서 호텔을 매입하고 재단을 설립하던 때와 맞아떨어졌다.
한편 정씨는 지난해 1학기 이화여대 학장실 등에서 6명의 교수들을 만나 학점을 잘 받는 방법에 대해 상담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덴마크 현지법원 심리과정에서 “학점이 잘 나온 이유를 모른다”고 진술했던 정씨의 주장과는 달리 대학 쪽이 정씨와 논의해가며 조직적으로 학점을 챙겨준 정황이 확인된 것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교육부 감사관실에서 제출받은 ‘이화여대 특별감사 문답결과’를 보면,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을 포함해 이대에서 지난해 1학기 정씨를 만났다고 진술한 교수는 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씨에게 ‘학점특혜’를 준 혐의로 구속된 류철균(필명 이인화) 교수까지 포함하면 7명의 교수들이 정씨와 접촉한 셈이다.
박수지 방준호 이정훈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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