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들은 지금까지 진행된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가장 활동이 돋보였던 의원으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첫손에 꼽았다.
<한겨레>는 인터뷰한 유족 10명에게 청문회에서 가장 돋보였던 의원 3명을 꼽아달라고 했다. 가족들은 “최순실씨의 육성 녹음 파일을 입수해 공개하고, 최씨를 모른다고 부인하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앞에서 2007년 한나라당 후보 검증 청문회의 동영상을 틀어 김 전 실장의 ‘자백’을 받아낸 점”을 짚어 박 의원에게 7표를 몰아줬다.
가족들은 또 황영철·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이 ‘송곳질문’으로 조목조목 핵심을 잘 짚었다며 각각 5표를 던졌다. 그러나 가족들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열심히 한 것은 ‘국민들의 눈이 무서웠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가장 평가가 나쁜 의원은 단연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으로 10표를 받았다. 이 의원은 이번에 사건 은폐를 위해 ‘증인들과의 사전 모의 의혹’이 불거졌을 뿐 아니라, 2014년 세월호 국정조사특위에서도 회의 시간에 졸거나 청문회를 방청하러 온 유가족들에게 막말을 퍼부어 유족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 바 있다. 한 유족은 “이름값(이완용과 발음이 비슷)을 하더라”고 꼬집었다.
가장 불성실한 답변을 한 증인은 “기억 안 난다”, “모른다”로 일관했던 김기춘 전 실장으로 9표를 받아 ‘최악 1위’를 차지했다. 한 유족은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수첩에서 명백히 김 전 실장의 각종 악행이 드러났는데도 모른 척하는 걸 보니까 인간성에 대한 회의를 갖게 되더라”고 말했다. 또 긴박했던 구조 작업의 책임을 다른 이에게 떠넘긴 김장수 전 안보실장(주중대사)이 4표를 받았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김장수 전 안보실장은 왜 통영함이 구조 작업에 동원되지 않았느냐는 추궁을 받자, 서로 “안보실장 책임”, “해군참모총장 책임”이라고 답했다. 유족들에게 사과하라는 청문위원의 요구에도 끝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은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도 3표를 받았다.
대부분 모르쇠로 일관했던 청문회에서 그나마 성실한 답변을 한 이로는 최씨의 일상적 전횡을 밝힌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가 4표 , 양승태 대법원장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사찰을 고발한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이 2표를 받았다.
정치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