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정관주 소환
특검, “문화계 블랙리스트 명단 일부 확보”
최순실씨 건강 이유로 특검 불출석
특검, “문화계 블랙리스트 명단 일부 확보”
최순실씨 건강 이유로 특검 불출석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을 받는 정관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을 27일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블랙리스트 전달 의혹을 받는 모철민 주 프랑스 대사에 대해 소환을 통보했다. 특검팀은 또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 수배령을 요청했다.
2014년 청와대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으로 재직 당시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 전 차관은 전날 집무실 압수수색에 이어 이날 특검에 소환돼 밤 늦게까지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정 전 차관을 참고인으로 소환했으나, 블랙리스트 작성 경위와 지시 주체 등을 확인한 뒤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당시 블랙리스트를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모 대사에게도 외교부를 통해 소환을 통보했다.
박근혜 정부는 진보 성향 문화계 인사를 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4~2015년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당시 정무수석이 주도해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차례 개작이 이뤄졌고, 특검팀이 확보한 명단은 이 중 하나로 전해졌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전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굉장히 허접스럽게 에이(A)4용지에다 몇백명 정도 이름을 적은” 명단이 청와대에서 처음에 내려왔다고 말했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기자 브리핑에서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지 여부와 어떤 형식인지, 분량이 어떻게 되는지 등을 조사해 확인할 것”이라며 “특검은 현재 일부 명단만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또 독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유라씨의 국내 송환을 위해 경찰에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인터폴 적색수배는 국제수배의 일종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범인 인도를 목적으로 한다. 살인·강도나 조직폭력, 50억원 이상 경제 사범, 기타 중요사범이 대상이다. 앞서 특검은 정씨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독일 검찰에 사법 공조를 요청했다.
이날 최순실씨는 몸이 좋지 않다며 특검의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앞서 오전 출석을 거부한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은 오후에 출석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불출석이 거듭되면 체포영장 등을 통해 강제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노형석 김지훈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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