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와 8개 대학교 대학원 총학생회 대표들이 2014년 10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케이티 광화문지사 1층에서 열린 '대학원생 권리장전 선언식'에 참가해 대학원생 권리장전에 포함된 7대 권리 홍보물을 들고 있다. 사진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국가인권위원회가 ‘인분 교수 사건’으로 드러난 대학원생의 열악한 인권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23일 전국 182개 대학 총장에게 ‘대학원생 인권장전’을 마련하고, 인권전담기구를 설치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교육부 장관에게도 각 대학의 권고 이행을 유도하기 위한 평가제도 도입 등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경기도의 한 대학교의 교수였던 장아무개(53)씨는 제자인 대학원생이 ‘일을 잘 못 한다’는 이유로 2년간 인분을 먹이고 야구방망이로 수십 차례 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불구속기소 돼, 지난 8월 대법원에서 징역 8년이 확정됐다.
인권위는 “대학원생은 학업과 연구가 동시에 이뤄져 피교육자이자 노동자란 중첩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특히 대학원생의 학위 취득은 지도 교수의 의사에 상당 부분 좌우돼 과도하게 지도교수에게 종속돼 문제 제기가 어려운 사각지대에 있다”며 권고안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인권위는 “2015년 7월 발생한 ‘인분 교수 사건’은 대학원생의 심각한 인권 침해 상황을 보여줬다”면서 이 같은 권고안을 만든 배경을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해 전국 1209개 대학원의 대학원생 190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조교 등으로 일하면서 과도한 행정업무를 한 적이 있다'고 대답한 학생이 30.1%, ‘폭언·욕설을 들었다’는 학생이 10%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임신하면 지도교수한테 혼난다', '현실 부적응자 등 교수의 발언으로 모욕감을 느꼈다'는 주장이 있었고 학생 일부는 '로마 시대의 노예와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인권위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 금지” 등 13개 항목에 이르는 대학원생 인권장전 예시도 만들었다. “인격권 등 인간의 존엄성 보장” 항목에선 “대학원생은 폭언·욕설, 체벌·구타 등 신체적 위협, 불쾌한 신체접촉·추행, 음주 및 동행 강요, 성희롱·성폭력, 성차별 및 비하 등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지닌다”고 명시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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