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무효’, ‘대통령님 힘내세요’라고 적힌 트럭이 22일 헌법재판소 앞에 서 있다.
박 대통령 파면을 결정지을 칼과 방패가 처음으로 헌재에서 대면했다. 헌법재판소는 22일 오후 첫 준비절차기일을 열고 국회 소추위원단과 박 대통령 쪽 대리인과 삼자대면했다. 탄핵심판이 시작된 지 13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첫 준비절차기일을 하루 앞둔 21일 대리인 5명을 추가 선임했다. 이상용(54·사법연수원 37기) 변호사를 비롯해 서석구(72·3기), 전병관(52·22기), 황성욱(41·42기) 박진현(32·변호사시험 2회) 변호사가 합류했다. 박 대통령의 대리인인 이중환 변호사는 이 변호사가 박 대통령의 모교인 장충초등학교 동창회장이라고 먼저 알려왔다. 또 황성욱 변호사의 사법연수원 기수를 38기로 잘못 알려오기도 했다. 박 대통령 쪽이 대리인 구인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중량감 있는 인사들은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헌재 파견 경험이 있는 전 변호사를 선임한 배경에 눈길이 간다. 이중환 변호사는 “전 변호사는 헌재에 판사, 부장연구관으로 2회 근무하여 헌법에 조예가 깊다”고 밝혔다. 전 변호사 선임은 박 대통령 대리인단에 헌법전문가가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 쪽은 16일 헌재에 보낸 답변서에서 형사재판에서 쓰는 ‘변호인’으로 자신들을 표기하는 등 헌법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판사 출신인 서 변호사는 자유민주비상국민회의 공동의장과 어버이연합의 법률고문 등 다수 보수단체에서 활동했다. 2014년에는 이재명 성남시장을 ‘종북성향’이라고 비난했다가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정미홍 전 아나운서를 대리할 때 법원에 막말 수준의 답변서를 제출해 대한변협으로 300만원 과태료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그는 판사 시절인 1981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를 맡은 ‘부림사건’ 1심 재판장을 맡아 일부 피고인에게 무죄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현재 황 변호사는 보수 성향의 변호사단체인 ‘자유와통일을향한변호사연대’ 소속이다.
이로써 박 대통령의 대리인단은 앞서 선임된 이중환(57·15기), 서성건(56·17기), 손범규(50·28기), 채명성(38·36기) 변호사를 포함해 9명이다. 박 대통령의 대리인단은 대부분 대구와 경북 출신이다. 서석구·전병관·서성건 변호사가 대구, 채명성 변호사가 부산, 이중환 변호사가 구미 출신이다.
국회 소추위원단도 이날 이용구(52·23기), 전종민(49·24기), 탁경국(47·33기), 김현권(38·변호사시험 2회) 변호사 등 4명을 새로 선임했다. 소추위원단 쪽 대리인단은 황정근 변호사(55·15기)를 포함해 모두 16명이 됐다.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준비절차에는 국회 소추위원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과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관영 국민의당의원과 대리인 황정근·이명웅·이용구 변호사 등 8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의 대리인은 이중환·전병관 변호사 등 7명이 출석했다.
한편 이날 헌재 첫 준비절차기일을 2시간 앞두고 헌재 앞에서는 박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1인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한 중년 여성은 우비를 입고 ‘탄핵 반대 대통령님 세월호 7시간 여깃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고, ‘탄핵무효 대통령님 힘내세요’라는 문구를 내건 트럭 차량이 동원되기도 했다.
현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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