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주말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세월호 7시간'을 밝히자는 의미로 오후 7시에 맞춰 소등을 하고 있다. 소등 전(왼쪽)과 후. 사진공동취재단
“5! 4! 3!…” 오후 7시 정각. 광화문광장 일대는 순식간에 짙은 어둠이 깔렸다. 무대 사회자의 카운트다운에 맞춰 수십만 촛불이 일제히 꺼졌다. 무대 스크린에 뚜렷한 여덞글자가 새겨졌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어둠 속 시민들은 1분여 동안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구호를 일제히 한 목소리로 외쳤다. 함성은 공명이 되어 광화문광장을 거쳐 세종로교차로에서 시청앞까지 울려퍼졌다.
1분이 지나 일제히 다시 켜진 촛불은 다시 광장을 환하게 비추었다. 이날 ‘1분 소등’은 세월호 7시간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요구를 담은 것이다. 주최 쪽은 “지난 5차 촛불 때는 저녁 8시에 1분 소등을 했는데, 이번 6차 촛불 때는 세월호 7시간 진실을 밝히자는 뜻을 모아 7시에 소등 행사를 했다”며 “광화문 광장은 물론 전국민 모두 함께 박근혜 즉각 퇴진의 염원이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7시 소등에 앞서 무대에서는 가수 한영애씨의 공연이 벌어졌다. 한씨는 노래에 앞서 “여러분 지치지 마십쇼. 힘내십쇼. 천년의 어둠도 촛불 하나로 밝힐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이 촛불이 우리의 또다른 민주의 역사를 쓰는 새로운 자리 됐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좀 더 높은 행복을 위해 이곳에 모였죠. 무조건 건강하시고요.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반드시 올 겁니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한씨는 <내나라 내겨레> <홀로아리랑>을 시민들과 함께 불렀다.
본행사가 시작된 6시 이후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더 많은 인파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새종로 교차로를 가득 메운 것도 모자라 서대문 방향과 종로, 남쪽으로는 남대문 쪽에서 빠른 속도로 촛불 시민들이 불어났다. 주최쪽은 “광화문역 9번 출구가 폐쇄됐다고 합니다. 세종문화괴관 인근에 시민들이 너무 몰려 안전이 걱정된다고 합니다”라는 안내 방송을 했다. 주최 쪽은 7시30분 현재 110만명이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주말 동시간대 보다 10만여명 많은 인파라고 주최쪽은 밝혔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