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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특검 ‘1호 인선’ 윤석열…검찰 안팎 “잘 드는 칼 뽑았다”

등록 2016-12-01 20:34수정 2016-12-02 00:01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 수사팀장 지명
댓글 수사하다 좌천...박 대통령의 ‘역린’
‘복수 수사’ 우려 논란...“본인도 고심”
박영수 특검 “그럴 사람이면 안 뽑았다”
정윤회 문서, 우병우 인사개입 등 수사 가능성 높아져
박영수 특별검사(오른쪽)가 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왼쪽)에게 임명장을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박영수 특별검사(오른쪽)가 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왼쪽)에게 임명장을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1일 박영수 특별검사가 특검 수사팀장으로 파견 요청을 한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는 박근혜 정부 초기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다가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윤 검사는 대검 중앙수사부 중수1과장(2011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2012년) 등 검찰 수사력의 최정점 부서를 맡다가,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4월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에 의해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차출됐다. 정기인사에서 여주지청장으로 발령난 직후였다. 그는 ‘바람막이’가 돼 주던 채 총장이 혼외자 논란으로 낙마한 이후에도 검찰 수뇌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정원 직원들을 체포하는 등 수사 의지를 꺾지 않았지만, 이로 인해 직무배제 결정에 이어 1개월의 정직을 당했다. 그해 국정감사에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황교안 국무총리와 조영곤 서울지방검찰청장 등의 수사 외압을 폭로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정기인사에서 한직인 대구고검으로 좌천된 윤 검사는 올해 초 또 다시 대전고검으로 좌천 인사를 당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검찰 막장 인사의 최대 피해자라는 말이 나왔다.

특검법은 ‘대검찰청 등 관계기관의 장에게 소속 공무원의 파견근무와 이에 관련되는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요청을 받은 관계 기관의 장은 반드시 이에 응해야 한다. 이에 불응할 경우 징계를 요청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과거 특검의 경우 파견검사를 요청하면 법무부와 대검이 사법연수원 기수 등을 감안해 자체적으로 파견 대상을 선발해왔다. 박 특검처럼 특정 검사를 콕 짚어 파견을 요청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검찰 관계자는 “특검의 요청을 받는다고 무조건 해당 검사를 파견하는 것이 아니고 ‘협의’를 하게 돼 있다. 그래도 요즘같은 상황에서 법무부가 윤 검사 파견을 거부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수사팀장은 역대 특검 중 최대 규모인 20명의 파견검사와 검찰·경찰·국세청 파견공무원 40명을 지휘하는 자리로, 특검법이 정한 14개 수사 대상과 세월호 7시간 의혹 등 추가 인지 수사를 맡게 된다. 대검 관계자는 “검찰 수사 결과보다 더 많은 성과를 내놓아야 할 특검이 윤석열이라는 ‘잘드는 칼’을 뽑아 들었다. 60명에 달하는 수사팀을 지휘해 복잡한 수사 내용들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윤 검사가 적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 검사는 2006년 대검 중수부가 정몽구 현대차 회장을 구속기소할 당시 중수부 연구관실장이었다. 당시 수사라인이 ‘박영수 중수부장-채동욱 수사기획관-최재경 중수1과장-윤석열 연구관’이다. 윤 검사는 2008년 초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조사한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 특검팀에도 파견을 나갔었다.

윤 검사는 최근 “이미 이번 정권에 칼을 들었던 사람”이라며 특검팀 합류 의사가 없음을 밝혔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검찰을 떠난지 오래된 박영수 특검이 자기가 아는 후배 현직 검사 중 윤석열의 수사력이 최고라고 판단했겠지만, 윤 검사 입장에서는 복수처럼 보일까봐 스스로 고심이 많았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과거 국정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원들은 윤 검사의 특검팀 참여를 뜯어 말렸지만 박 특검의 요청을 끝내 뿌리치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영수 특검은 “윤 검사가 (정권에 대한) 복수 수사를 할 사람이면 뽑지 않았을 것이다. 복수는 영화에나 나오는 얘기”라며 일축했다. 윤 검사는 노무현 정부에서 안희정·강금원 등 대통령 측근을 구속수사하는 등 정치적 치우침도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특검과 윤 검사를 모두 잘 아는 한 검사는 “특검이 윤 검사를 발탁한 것으로 보아 2005~2007년 대검 중수부 라인업을 중심으로 특검보와 파견검사 등 특검팀의 뼈대를 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 검사가 수사팀장으로 발탁되면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검찰 수사 및 인사 개입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의 “찌라시” 발언을 확인하는데 그친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 수사, ‘우병우 라인’에게 수사를 맡겼다는 의혹을 받는 우 전 수석 고발 사건 수사, 대검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배당 논란 등과 관련해서도 특검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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