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싸늘한 반응…시민들은 항의 시위
“믿을 건 대구뿐?” “이 와중에 쇼” 꼬집어
박사모는 하야반대 현수막 내걸고 ‘환영’
1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 입구 동산네거리에서 ‘박근혜퇴진 대구시민행동’ 관계자들이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며 침묵 시위를 하고 있다. 박근혜퇴진 대구시민행동 페이스북 갈무리.
‘청와대 칩거’ 35일 만에 대구 서문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누리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역시 믿을 곳은 대구뿐?”이냐는 비아냥도 쏟아졌다.
박 대통령은 1일 오후 1시30분께 서문시장을 방문해 별다른 말 없이 10여분간 화재현장을 둘러본 뒤 떠났다. <매일신문>은 일부 상인들이 박 대통령을 향해 “이 와중에 사진 찍으러 왔냐”며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의 방문에 박사모 회원들은 하야 반대 현수막을 걸고 환영했고, ‘박근혜퇴진 대구시민행동’은 항의하는 침묵 시위를 벌였다.
1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 입구 동산네거리에서 ‘박근혜퇴진 대구시민행동’ 관계자들이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며 침묵 시위를 하고 있다. 박근혜퇴진 대구시민행동 페이스북 갈무리.
청와대가 “순수한 개인 차원 방문”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대구 사람들 나서서 탄핵 방패막이 해 달라고 간 거네…역시 믿을 곳은 대구뿐인가? 젠장 더러운 나라다”(@peacet****) “박근혜 대구 방문은 대구 사람들이 더 크게 분노해야 할 일임. 어딜 이용해 먹으려고”(@0104****) “딱 10분 사진만 찍고 대책 발표나 재난지역 선포도 없이 그냥 떠남. 넌 대구 사람들을 두 번 능욕한거야”(@fa****) “박근혜 철통 경호 속에 서문시장 살짝 방문. ‘얼굴 도장 찍기’ 쇼를 했구나”(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화재 하루 만에 서문시장을 방문한 박 대통령의 행보를 과거 세월호 참사나 경주 지진 방문과 비교하는 글들도 눈에 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땐 사건 다음날, 사상 최대 규모 지진이 발생한 경주는 지진 발생 8일 만에 현장을 방문했었다. 한 누리꾼은 “국민 여론이 들끓자 마지못해 지진 발생 8일 만에 경주를 방문했던 박근혜. 이번엔 자신의 고향만은 총알같이 방문을…경주 지진 당시 박근혜가 직무를 적절히 수행하고 지진 대처를 했는지 조사가 필요”(유*훈)라고 꼬집었다. 한 누리꾼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 서문시장 화재현장을 방문해서 환호성을 받았단다…그런데도 탄핵을 9일로 미뤄서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문*영)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앞 시위 보장이 녹녹치 않은 상황과 청와대에 ‘버티기’하고 있는 박 대통령을 비꼬는 반응도 많았다. 누리꾼들은 “(청와대에서) 나와라 할 게 아니라 못 들어가게 하자!”(김*웅) “박근혜 대구 내려갔다니 청와대 봉쇄해라! 박근혜 청와대 앞 200m 이내 접근금지!”(@yuzu****) 등의 반응이 나왔다.
김미영 이유진 기자 insty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