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를 본 누리꾼들은 “촛불에 기름을 붓고 있다”며 분노를 쏟아냈다. 관련 기사 댓글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은 “이번에도 대국민 담와(담이 온다는 뜻)” “인내심 테스트 하냐” 등 냉소가 가득했다. 누리꾼들은 먼저 이전 두 차례 담화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내용에 격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선 “오늘 한 대국민발표(담화 아님)가 이전의 발표와 다른 것이 무엇일까?”(김*수) “박근혜 번역기 돌아갑니다. 1)나는 사적 이익을 취하지 않았으니 죄 없다. 2)하지만 사람들이 상처를 받았다고 하니까 국회가 내 거취 문제를 해결해라. 3)무거운 이야기를 했으니 나는 쉬련다. 4)질문은 안 받는다. 5)이제 국정 난맥은 국회 책임이다.”(@boo***) “대국민 환장쇼”(@zit*****) “국민 담 오라고 담화 하나. 답이 없다”(@kha*****)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고 4분30초간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대해서도 누리꾼들은 “라면 끓이는 시간보다 짧았네….”(@lit******) “박근혜 이번 담화 900자, 약 6.5트윗 분량. 야 내가 포켓몬 엔딩 감상 트윗할 때도 이거보다 많이 이야기했다”(@Ln_****) 등의 글을 올리며 “이런 담화 발표는 왜 하냐”고 꼬집었다.
박 대통령의 이번 담화가 어떤 의미인지를 해석하는 글들도 끊임없이 올라왔다. “사임X 퇴진X, 하야X, 탄핵X, 임기단축←NEW!”(@the****)“ “탄핵 김빼기, 시간 벌기, 비박 흔들기용 담화, 심지어 자기 잘못은 1도 인정 안 함”(백*우) “국회에서 정치권이 박 터지게 싸워보라는 얘기 아니냐”(@lim****)며 탄핵 정국에 박 대통령이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 인생 18년’ 동안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 단 한 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는 말은 오히려 조롱거리가 됐다. 한 누리꾼은 “박근혜의 말은 ‘존경하는’부터가 거짓말인데 저런 발표에 뭘 믿나”(@ari****)고 비판했다.
‘촛불’ 대신 ‘횃불’을 들자는 이들도 많았다. “박근혜 3차 담화보니 이젠 촛불로 안 되겠네요. 횃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rlar****)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광화문에서 보내겠네….”(@tae*****) “박근혜의 3차 대국민 담화는 국민의 촛불에 기름을 부은 것이다. 이번 주말 촛불집회에는 300만개의 촛불이 타 오를 것이다. 아니 300만개의 횃불이 훨훨 불타오를 것이다.”(@C_Ha***) 등의 반응을 보여 주말 촛불집회의 촛불은 더 거세게 타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미영 석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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