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시민의 이름으로, 시민의 분노로.

국정농단 사태를 규탄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12일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전국적으로 최대 100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날 집회에 야 3당도 총출동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선 후퇴’마저 거부하고 있는 현 정국에 결정적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12일 오후 4시 서울광장에서 ‘백남기·한상균과 함께 민중의 대반격을! 박근혜 정권 퇴진! 2016 민중총궐기' 집회를 개최한다. 주최 쪽은 60만~70만명, 경찰은 16만~17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8년 6월10일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서울에만 주최 쪽 추산 70만명(경찰 추산 8만명)이 모인 적이 있다. 전세버스, 기차 등을 타고 상경하는 인파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촛불집회 참가자 수를 더하면 100만명 이상이 거리에 나설 것이라고 주최 쪽은 내다봤다.

행진은 오후 5시께부터다. 주최 쪽은 서울광장에서 청와대로 진입하는 길목인 종로구 내자동로터리까지 4개 경로로 나눠 행진하겠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내자동로터리로 연결되는 세종로 진입을 불허했다. 한선범 민중총궐기투쟁본부 언론국장은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저녁 7시부터는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열린다. 방송인 김제동·김미화, 가수 이승환·전인권·정태춘 등 문화예술인들이 출연한다. 문화제 종료 뒤에는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텐트 농성과 시민 자유발언 등이 밤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역대 최대 규모인 272개 중대, 2만5000명의 병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도 합류한다. 민주당은 그동안 ‘대통령 퇴진 투쟁’에 신중한 태도였으나, 11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 지도부와 의원 전원이 촛불집회에 참여해 민심을 경청하기로 했다”고 윤관석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김부겸 민주당 의원 등 야권의 대선주자들도 대거 동참할 예정이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해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집회가 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이 뜻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허승 이정애 김경욱 기자 rais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