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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순실 의존 환자의 간호 과정” 간호대생이 쓴 이색 대자보

등록 2016-11-08 19:36수정 2016-11-09 12:27

8일 서울여자간호대 게시판에 붙어
“일거수일투족 최순실에게 의존하는 병”
“스스로 치료 불가능, 하야하도록 격려해야” 풍자
8일 서울 서대문구 서울여자간호대 제1강의관 입구 게시판에 붙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을 비판하는 내용의 '순실 의존(soonsil dependency) 환자의 간호 과정'이란 제목의 대자보. 서울여자간호대 학생 제공
8일 서울 서대문구 서울여자간호대 제1강의관 입구 게시판에 붙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을 비판하는 내용의 '순실 의존(soonsil dependency) 환자의 간호 과정'이란 제목의 대자보. 서울여자간호대 학생 제공
간호대생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의존해 국정을 이끌어간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이색 대자보를 작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서울 서대문구 서울여자간호대학교 제1강의관 입구 게시판엔 ‘순실 의존(soonsil dependency) 환자의 간호 과정’이란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이 대자보는 간호사들이 환자의 병에 대한 진단과 간호계획 등을 적는 ‘간호 과정’ 서식을 빌려 이번 사태를 풍자하는 내용으로 작성되었다.

대자보 내용을 보면, ‘순실 의존증’은 “일거수일투족을 순실에게 의존하는 신체적, 정신적 증상이다. 전 세계 중, 박씨에게 유일하게 발생하였고, 현재까지 여러 증상과 후유증이 보고되는 중”이라고 정의했다. 발병 원인으로 “가장 힘든 시절에 순실을 만나면 발생한다. 유일한 순실의존 환자를 매개로 하여, 비선 실세 전파를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증상으론 ‘글쓰기 순실에게 부탁하기’, ‘순실 취향으로 의상 착용’, ‘순실에게 살림 떠맡기기’, ‘전화해서 순실에게 물어보기’, ‘맹목적 순실 믿기’ 등을 들었다. 합병증으론 ‘정유라 입학 만능증’, ‘새누리 공범증’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 방법은 “하야 클리닉, 퇴진센터 등을 무조건 방문하여 본인에게 맞는 치료법을 따라야 한다”라며 “간호사는 퇴진센터를 통해 대상자를 교육한다. 간호사는 11월12일 서울시청에서 오후 4시에 대상자가 교육을 이행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돕는다”라고 썼다. 오는 12일 열리는 민중총궐기까지 하야해야 한다는 뜻이다.

게시물 끝엔 “개인이 작성한 것으로, 학교 및 총학, 학내 동아리와는 무관합니다. 2016년 11월 14일 월요일에 자진철거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학교의 한 학생은 “누가 이 대자보를 붙였는지 아무도 모른다. ‘교내외에서 정치활동을 금지한다’는 학칙이 있어 익명으로 쓴 것 같다”고 말했다.

대자보 전문

순실 의존(soonsil dependency) 환자의 간호 과정

Ⅰ. 병태생리 및 원인

정의: 순실의존이란 일거수일투족을 순실에게 의존하는 신체적, 정신적 증상이다. 전 세계 중, 박씨에게 유일하게 발생하였고, 현재까지 여러 증상과 후유증이 보고되는 중이다.

원인: 가장 힘든 시절에 순실을 만나면 발생한다. 유일한 순실의존 환자를 매개로 하여, 비선 실세 전파를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증상: 순실의존의 증상으로는 글쓰기 순실에게 부탁하기, 순실 취향으로 의상 착용, 순실에게 살림 떠맡기기, 전화해서 순실에게 물어보기, 맹목적 순실 믿기 등이 있다.

치료: 순실금단은 스스로의 의지만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하야 클리닉, 퇴진센터 등을 무조건 방문하여 본인에게 맞는 치료법을 따라야 한다.

관련 합병증: 정유라입학만능증, 새누리공범증 등

Ⅱ. 간호과정

1. 간호 사정

1) 간호력

대상자의 이름: 박○○

성별: 여자

나이: 만 64세

주소: 서울 종로구 청와대로 1

정보제공자: jtbc, 한겨레 등

2) 주관적 자료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온 우주(순실)가 나서서 다 같이 도와준다.”

“전체 책을 다 보면(순실에게 물어보면), 그런 기운이 온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 되었나(순실에게 물어봤나), 자괴감이 들고 괴롭다.”

“우리(순실)의 핵심 목표는 올해 달성해야 할 것이 이것이다 하고 정신을 차리고 나아가면 우리(순실)의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것을 해낼 수 있다는 그런 마음을 가져야 한다.”

3) 객관적 자료

jtbc 뉴스룸, 시사IN, 경향신문, 한겨레 참조

2. 간호 진단

A. 순실 제거와 관련된 의사결정 장애(Impaired-soonsiled decision-making)

B. 지식 부족과 관련된 불이행(Noncompliance)

3. 간호 중재

A. 순실의존도 및 불안 사정

1. 간호사는 대상자의 순실 의존도를 사정한다.

2. 간호사는 대상자의 불안이 심할 경우, 처방에 의거하여 격리시킨다.

3. 간호사는 대상자의 불안정도에 따라 의사 결정 주도권을 이양시킨다.

B. 대상자 교육 시행

1. 간호사는 퇴진센터를 통해 대상자를 교육한다.

2. 간호사는 11월 12일 서울시청 4시에 대상자가 교육을 이행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돕는다.

4. 간호 평가

A. 대상자는 순실의존도를 100% 인정한다.

B. 대상자는 지식을 교육받고, 하야 및 퇴진한다.

본 게시물은 개인이 작성한 것으로, 학교 및 총학, 학내 동아리와는 무관합니다.

2016년 11월 14일 월요일에 자진철거 하겠습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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