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인사 게시판에 박 대통령 지지글
각 줄 앞글자만 따서 세로로 읽으면
“박근혜 하야하라 민중총궐기” 조롱글
‘Tangsooyuk(탕수육)’이라는 이름을 쓰는 누리꾼이 ‘박사모’에 올린 글 캡처사진.
다음 카페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커뮤니티에 ‘세로드립’(글의 첫 자를 세로로 읽었을 때 숨은 뜻이 있는 것)으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글이 게시돼 화제가 되고 있다. 글의 내용이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앞글자를 따서 세로로 읽으면 ‘박근혜 하야하라 민중총궐기’가 되기 때문이다.
‘Tangsooyuk(탕수육)’이라는 이름의 누리꾼이 지난 5일 가입인사 게시판에 올린 이 글은 현재 삭제됐지만 캡처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계속 공유되고 있다.
‘가입인사드립니다’란 제목의 글은 “박근혜 대통령님을 존경해 마지않는 한 청년입니다”로 시작한다. “하야를 외치고 탄핵을 외치는 세태가 안타깝습니다” “야인일때도, 정치인으로서도 항상 애국한 영애님을, 하나된 마음으로 지켜드려야 합니다” “궐기는 저들이 아니라 박사모가 해야하는 것 아닙니까!”라는 문장들로 돼 있다.
“핸드폰으로 급히 작성해 읽기 불편한 점 사과드립니다”고 끝나는 이 글의 ‘세로드립’을 눈치 채지 못한 카페 회원들은 “멋진 청년이시네요. 반가워요” “젊으신 분들 가입이 많아 무척이나 흐뭇합니다” 등 환영 인사를 달기도 했다.
그러나 각 줄의 앞글자만 읽으면 “박근혜 하야하라 민중총궐기”가 완성되는 조롱글임을 알아챈 누리꾼들은 “역시 드립의 민족” “문학상 드려야” 등의 반응을 보이며 캡처사진을 퍼나르고 있다.
이에 박사모 카페 회원들은 “운영진 분들은 옥석을 잘 가려야겠습니다” “여기 저기에 꼼수가 있네요. 정신 똑바로 차려야 될 듯 싶네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