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건물 출입구에 이 대학원 학생들이 대학원장이자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이었던 김형수 교수의 의혹 해명을 요구하는 대자보가 붙어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을 지낸 김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장이 23일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된 가운데, 그가 재직 중인 대학원의 학생들이 의혹 해명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24일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생 일부는 ‘정말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습니까?-김 원장의 검찰 출두에 부쳐’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대자보 형태로 대학원 건물 여러 곳에 부착했다.
성명서에선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다”는 김 원장의 검찰 출두 발언을 인용한 뒤 “어째서 낯뜨거운 감정은 그 모습을 바라보는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소속 학생인 우리의 몫인가. 한 대학원 교수이자 원장으로서 그는 진정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가. 한 명의 시민으로서 그는 모든 사람 앞에 떳떳한가”라고 물었다.
이어 “그가 연루된 ‘미르재단 사건’, ‘최순실-차은택 게이트’는 연일 미디어의 1면을 장식하며 정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거대한 권력형 비리다. 비선 실세의 실체가 하루가 다르게 드러나고 있는 지금, 이번 사건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가운데 그는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제자인 차은택 씨의 추천으로 미르재단의 이사장을 맡았다는 의혹과 더불어, 편법으로 정부 용역 사업에서 수십억 원의 특혜를 받았다는 혐의까지 받고 있다”고 관련 의혹을 짚었다.
이들은 “김 원장이 자신을 둘러싼 사건들에 대해 일말의 해명도 하지 않은 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사실에 유감을 표한다. 김 원장은 각종 의혹이 무성한 현 상황에서 제대로 된 해명을 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대학원 소속의 학생들에게 현재의 논란에 대해 일말의 설명이나 사과도 하지 않은 채 입을 닫고 있다. 연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이라는 학문공동체의 대표를 일임하는 그는 이번 사태를 통해 대학원과 연세대의 명예를 실추시켰고, 소속 학생들과의 신뢰를 저버렸다. 게다가 현 사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더는 우리는 김형수 원장의 구차한 변명을 듣고 싶지 않다. ‘부끄러울 것 없는’ 김 원장이 미르재단 이사장 문제와 정부 용역 사업 특혜 협의 등 일련의 의혹들에 대하여 해명할 것을 요구한다. 학생들과의 직접적인 대면을 통해 현재의 논란에 대해 설명하고 사과하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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