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선아 기자의 베이비트리] 이주의 육아공감
“선배 <공항 가는 길> 봤어요? 저는 주말에 정주행했어요. 꼭 보세요. 꼭!”
드라마 한 편 볼 여유 없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꼭 보라는 후배의 말에 요즘 인기 있다는 이 드라마를 이제야 봤네요. 드라마에서는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워킹맘의 삶이 그려집니다. 여주인공 최수아(김하늘)는 일방적으로 자기 말만 하고 아내와 소통의 의지가 없는 남편을 대하면서 힘들어하지요. 효은이의 엄마인 수아는 남편 진석의 강권으로 딸을 말레이시아에 보내고 마음이 안 좋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효은이 룸메이트의 아빠 서도우가 등장합니다. “많이 힘드시죠? 애 혼자 떨어져 있는데 당연히 힘들죠.” 도우는 외국에 있는 효은이가 학교를 잘 가는지, 룸메이트랑 어떻게 지내는지 알려주면서 수아의 마음을 안심시켜주지요. 낯선 이지만 자기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자신이 가장 궁금해하는 딸의 안부까지 전해주는 도우의 배려에 수아는 길을 가다 주저앉아 눈물을 쏟아냅니다. 그동안 얼마나 외로웠으면 그렇게 낯선 이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그렇게 감정이 북받쳤을까요?
‘엄마의 남자사람친구.’
지난주 베이비트리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글(http://babytree.hani.co.kr/483218)입니다. 한 장의 그림과 간단한 글로 생생육아기를 써주시는 필자 최형주씨가 올린 글입니다.
최형주씨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알아온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야 하는데, 왠지 남편에게 허락을 받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주변에서 불륜 사건이 있었다지요. 남편에게 “만나도 되냐”고 묻자 남편은 호탕하게 웃으면서 만나라고 했답니다. 최씨는 ‘남자사람친구’와의 오랜 우정도, 그런 ‘남자사람친구’를 마음 편하게 만나게 해주는 멋진 남편이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최형주씨처럼 극중 최수아가 남편과 소통이 잘되었다면, 또 마음 편하게 만나 자기의 힘든 점을 얘기할 수 있는 다른 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습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드라마 한 장면. 사진. 화면 캡쳐.
최형주의 그림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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