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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필리핀서 한국인 3명 총격 피살…100억대 사기 피내사자 포함

등록 2016-10-13 15:16수정 2016-10-13 22:17

지난 7월 출국한 강남 다단계 사기 관련자 들어있어
13일 밤 국내 수사팀 4명 필리핀 급파
2013년 12명, 2014년 10명, 2015년 11명 피살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이 총상을 입고 숨진 상태로 발견돼 국내 수사팀이 급파됐다. 살해당한 한국인 가운데는 강남 지역에서 100억대 다단계 사기 사건 피내사자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해외로 도피한 이가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외교부는 13일 “주필리핀대사관이 현지 경찰 당국을 통해 파악한바, 11일 오전 7시 30분께 한국인 3명(남 2, 여 1명)이 팜팡가주 바콜로시 소재 사탕수수밭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필리핀에서 한국인이 피살된 건 올해 들어 벌써 4번째, 인원수로 6명째다. 외교부 당국자는 “피살자 3명 모두 머리에 총상을 입었으며, 이 가운데 남성 1명은 다리, 여성은 손목이 테이프로 결박된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의 협조로 이들의 지문을 넘겨받은 경찰은 지문을 조회한 결과 이들 중 한 명이 서울 강남 지역에서 100억대 다단계 사기로 내사 중이던 김아무개(48·여성)씨인 것을 확인했다. 같이 피살된 남성 ㄱ(51) 또는 ㄴ(46)씨와 부부관계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김씨 부부는 지난 7월 다단계 사기 사건 피내사자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 필리핀에 입국해 도피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 비자로 필리핀에 입국한 뒤 한 차례 연장했으며, 아직 혐의가 확인된 상태가 아니라 당국에서 수배령을 내리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부부는 강남 지역에서 10여년간 법조인과 연예인, 사업가 등 수십명의 투자자를 상대로 100억대의 투자금을 받아 돌려막은 다단계 사기 행각을 벌였다며, 투자자들로부터 경찰에 신고가 들어간 상황이었다. 지난 5월 투자자들은 사기 혐의로 이들 부부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이 과정에서 입수한 이들 부부의 통장 거래 내역에는 투자자의 돈을 받아 다른 투자자에게 보낸 돌려막기 사기 정황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자신을 600억대 자산가라며, 남편 조아무개씨를 대부업체 사장 또는 여러 식당을 운영하는 사업가로 소개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선 이들이 청부살인 당했을 가능성도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이 파견한 수사 전문가 4명은 이날 밤 필리핀으로 출국한다. 파견된 전문가팀은 현장감식과 범죄분석을 담당할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국제범죄수사대 경찰관 3명, 총기분석을 맡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박사 1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모두 담당 분야에서 12∼25년 근무한 전문가들로, 이중 3명은 이미 비슷한 유형의 사건으로 외국에 파견된 경험이 있다.

필리핀에선 2013년 12명, 2014년 10명, 2015년 11명 등 해마다 두 자릿수의 한국인 피살 사건이 발생했다. 수사 전문인력 파견도 지난해 12월을 시작으로 올해 5월까지 4차례 이뤄졌다. 바콜로시는 필리핀 북부 루손 지역에 있는 인구 3만명의 소도시로 수도인 마닐라로부터 약 70㎞ 떨어진 거리에 있다. 외교부가 지정한 ‘여행 자제’(황색경보) 지역이다.

김지훈 이제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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