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 의해 해임건의안이 제출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쌀수급 안정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아침 식사를 하려고 수저를 집어들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김재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적용된 농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대출자 57만5000명 중 1등인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김 장관에게 적용된 주택담보대출 금리 1.42%는 지난 8월말 현재 농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 57만5000명을 통틀어 가장 낮은 금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장관과 같은 금리를 적용받은 이는 978명(0.17%)에 불과했다. 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2.84%, 최고금리는 6.13%였다. 앞서 김 장관은 2014년 6월 농협에서 주택담보대출 상품 ‘프리미엄 모기지론’ 3억2000만원을 금리 2.70%로 빌렸다. 금리는 지난해 1.75%로 떨어졌고 올해 1.42%까지 낮아졌다.
같은 시기 김 장관은 ‘신나는 직장인 대출’(신용대출) 1억4000만원도 농협은행으로부터 금리 3.10%로 빌렸다. 이 금리도 지난해 2.15%, 올해 1.82%로 떨어졌다. 지난 8월말 현재 농협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이는 111만5000명이고, 이중 금리가 1.82% 이하인 대출자는 446명(0.04%)에 불과했다.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1.73%로, 김 장관이 적용받은 금리와 고작 0.09%포인트 차만 났다. 농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3.2%이며, 최고금리는 6.93%였다. 김한정 의원은 “산하기관인 농협으로부터 초호화 황제 금리로 대출을 받은 김재수씨를 보면서 농민들은 엄청난 탄식을 했다. 농민들을 위한 정책 결정자인 농림부장관직을 수행하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농협중앙회를 지도·감독하는 농림부 고위 간부를 지냈고, 퇴직한 뒤 2011년 10월부터 공기업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으로 재임해왔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김 장관의 청문회 당시 “김 후보자는 33년간의 장기 고객이고, 신용등급 또한 1등급이다. 전체 고객의 1.3%에 해당하는 초우량고객이기 때문에 금리가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섭 농협은행장도 청문회에서 “농협과 관련된 정책을 담당하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혜택을 준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것도 감안이 됐다”고 특혜 금리를 시인했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 기간 중 “금리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시중금리가 그런가 보다 생각했다”고 답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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