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마포구 공덕로터리에 걸린 국민의당 추석 현수막.
“여보 운전 내가 할게~전은 당신이 부쳐~.”
국민의당이 추석을 맞아 거리에 내건 현수막을 두고 여성차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2일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는 이 현수막 글의 화자가 남편인지 아내인지, 중의적 표현인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먼저 화자가 남편이라고 보는 누리꾼들은 이 현수막이 여성차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저 현수막 보고 미리부터 스트레스 받을 분 많을 것. 국민의당은 여성들 표는 필요없나 보다”(@sk****), “30~40대 이상 되시는 분들 중에서 저 문구를 보고 아내가 남편한테 한 말일 거라고 받아들일 분이 과연 얼마나 될지 회의적이다. 젠더감수성이라곤 눈꼽만치도 찾아보기 힘들다”(@nab******)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논리 제로, 감성 제로, 설득력 제로에다 가부장적인 모습까지. 여자 사람도 운전만 하고 싶다. 전은 너가 부치거라!”(@sun*******)라고 말했다.
화자가 아내라고 보는 한 누리꾼은 “부인이 남편에게 하는 말 같은데 뭐가 헛소리라는 건지…단지 국민의당 현수막이라서?”(@no*******)라며 ‘정치색’을 갖고 보지 말라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반면 “‘여보’나 ‘당신’은 지정 성별 관련 없이 모두 쓸 수 있으니까 생각하는 사람 나름”(@ga****)이라거나 “국민의당이 화자를 남편이 아니라 아내로 설정했을 거라고 본다. 그러나 굳이 명확하게 명시하지 않은 건, 두 가지 의미를 다 싣고 싶었던 거지. 누가 됐든 운전하면 다른 쪽이 전 부치는 게 공평”(@da*****)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화자가 누가 됐든 현수막은 누가 봐도 의미를 알 수 있게 간결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실패한 현수막’이라는 주장과, 눈길을 끌었으니 ‘성공한 현수막’이라는 주장이 엇갈리는 셈이다.
글·사진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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