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소속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이 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개정과 특검 의결을 촉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세월호 유가족들이 단식 20일째인 지난 5일 밤 무기한 단식농성을 중단하고 릴레이 단식으로 전환했다.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은 야 3당이 “세월호 문제에 책임감을 갖고 대처해나가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활동기간 보장을 위한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특별검사 도입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추모 미사에서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국회에서 특별법 개정과 특검 의결, 특조위 활동 보장에 대해 가족들과 지속적으로 논의하면서 방법을 찾아가기로 약속했다”며 지난달 17일부터 이어온 ‘사생결단식’(사생결단을 내기 위한 단식)을 중단했다. 무기한 단식농성 중단은 이날 광화문광장을 찾아온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지난달 31일 추미애 더민주 당대표가 “세월호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전날 밤 호흡곤란과 구토 등의 증세로 단식중인 유가족 4명이 병원에 실려간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 위원장은 “(그간 만남으로) 야 3당의 의지를 어느 정도 확인했다. 정답은 아니지만 정답으로 가는 길을 찾으려 한다”고 단식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지연 작전’으로 특별법 개정은 더 어려워졌다. 새누리당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 9명은 야당이 발의한 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안건조정위원회 회부 요구서를 제출했다. 국회법상 상임위 재적 위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해당 안건을 조정위에 회부해 90일간 심의하게 돼 있다. 개정안 자체가 상임위에 90일 동안 사실상 묶여버리는 셈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활동기간 연장은 검토할 가치조차 없다”며 개정안 통과를 결사 저지할 태세다.
야당의 태도도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앞서 야 3당 원내대표들은 지난달 진상규명을 위한 선체조사 활동을 계속하기로 합의했지만, 조사 기간과 주체 등 후속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검 의결 역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를 거치지 않고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안건 상정조차 시도하지 않았다. 시민사회단체들은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추석에 즈음하여 국회에서 변화의 조짐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국회로 가서 이달 내로 특별법 개정과 특검을 의결할 때까지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영 송경화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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