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곤 전 <한국방송>(KBS) 보도국장이 세월호 참사 때 길환영 전 한국방송 사장의 보도 개입을 뒷받침하는 문자메시지를 추가 폭로했다.
김 전 국장은 1일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3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세월호 참사 이튿날(2014년 4월17일) 박근혜 대통령 관련 기사 보도 문제로 길 전 사장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문자메시지 내용을 보면, 17일 저녁 8시40분 김 전 국장이 “사장님~말씀하신대로 그 위치로 올렸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내자 길 전 사장은 곧장 “수고했네”라고 회신했다. 이날 한국방송은 저녁 9시 메인 뉴스에 진도체육관을 방문한 박 대통령 관련 뉴스를 ‘박 대통령 현장방문, 1분1초가 급해’라는 제목으로 내보냈다. 김 전 국장은 “애초 박 대통령 기사는 13번째로 잡혀 있었다. 평소 길 사장이 대통령 관련 보도는 러닝타임 20분 안에 소화하라고 했는데, 13번째로 잡아 놓으니 순서를 더 올리라고 해 (지시대로) 7번째로 올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전 국장은 2014년 5월 길 전 사장의 보도 개입 비망록을 공개하며 사퇴했는데, 이번 청문회에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한 것이다.
길 전 사장은 4월23일에도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난 박 대통령 뉴스가 31번째(러닝타임 51분대)로 예정돼 있자 보도 순서를 앞당길 것을 주문했다고 김 전 국장은 밝혔다. 김 전 국장은 문자메시지로 “사장님~ VIP(브이아이피, 대통령) 아이템 오늘은 뒤로 배치하고 내일부터 자연스럽게 올리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자칫 역풍이 불게 되면 VIP께도 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라고 문자를 보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길 전 사장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 김미영 박수진 기자 insty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