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친분
정 전 대표 레인지로버 헐값에 넘겨받아
정 전 대표 돈으로 베트남 여행 의혹도
검찰 조사 중 불안한 모습 보여 긴급체포
랜드로버사의 레인지로버 SUV. 한겨레 자료 사진
정운호(51·구속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1일 정 전 대표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도권 지방법원 김아무개 부장판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날 새벽 김 판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던 김 판사가 ‘극단적 선택을 고민했다’는 취지의 말을 하는 등 불안한 심리 상태를 보여 신병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의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일 오후 열릴 전망이다.
김 판사는 2014년 정 전 대표 소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인지로버’ 중고차를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산 뒤 정 전 대표로부터 차량 대금 일부를 돌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시기를 전후해 김 판사는 정 전 대표와 베트남 여행을 함께 갔으며, 여행경비 상당부분을 정 전 대표가 부담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정 전 대표 쪽이 발행한 100만원권 수표 5~6장이 김 판사에게 흘러간 경위도 조사 중이다. 김 판사는 이 돈이 부의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판사의 딸은 2013년 네이처리퍼블릭이 후원하는 미인대회에 출전해 1등을 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정 전 대표의 로비스트 역할을 하며 김 판사와의 관계를 이어준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 의사 이아무개씨를 이날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