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감찰관 수사의뢰 안한
넥슨코리아 압수수색 포함
우 수석 5곳·이 특감 3곳
‘산술적 균형 맞추기’ 의구심
넥슨코리아 압수수색 포함
우 수석 5곳·이 특감 3곳
‘산술적 균형 맞추기’ 의구심
검찰 특별수사팀의 압수수색 대상에는 특별감찰관의 수사의뢰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서울 ‘강남역 땅’ 거래 의혹과 관련해 넥슨코리아 사무실이 포함됐다. 일각에선 ‘수사 공정성’을 고심한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데, 여론을 의식한 생색내기에 그칠지, 진짜 의혹의 몸통으로 수사가 향할지, 검찰이 기로에 섰다.
29일 특별수사팀이 압수수색한 대상은 모두 8곳으로 총 4개의 수사 주제와 연관돼 있다. 압수수색 대상 가운데 우 수석 관련은 총 5곳(3개)이고, 이 감찰관과 관련된 곳은 3곳(1개)이다. 수사팀은 우 수석의 ‘가족회사’인 ㈜정강의 횡령 의혹과 관련해 모두 3곳을 압수수색했다. 정강은 지분 100%를 우 수석 가족 5명이 보유하는 가족기업이다. 정강을 회계감사한 삼도회계법인, 우 수석이 거주하는 서울 압구정동 ㅎ아파트의 관리사무소도 대상에 포함됐다. 우 수석 가족은 정강의 회삿돈과 차량을 사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고, 가족 생활비를 정강에 떠넘겨 법인세를 포탈한 의혹을 받고 있다. 수사팀은 이날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폐회로텔레비전 녹화 영상을 보며 정강 명의로 리스한 마세라티 외에 다른 차량이 드나들었는지 확인했다. 검찰은 우 수석 가족이 마세라티 외에 다른 차량도 사용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차장 부속실과 관용차량 등도 이날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현재 의경으로 근무하는 우 수석의 아들이 어떤 경위로 기존 보직에서 넉달 뒤 이동이 가능하다는 내규를 어겨가며 ‘꽃보직’인 차장 운전병으로 옮겼는지, 휴가나 외박 등에 특혜는 없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또 다른 압수수색 대상인 넥슨코리아는 진경준 전 검사장의 주식 특혜 매입 관련 수사에 이어 또다시 수사 대상에 올랐다. 우 수석 처가 소유의 서울 강남역 인근 땅을 넥슨이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한 과정이 ‘뇌물성’ 거래가 아닌지가 수사 대상이다. 2008년 고 이상달 회장의 유산을 물려받으면서 500억원 가까운 상속세를 내지 못한 우 수석 처가는 2011년 강남역 땅을 넥슨에 1300여억원에 매각하는 데 성공하면서 상속세 문제를 단번에 해결했다. 넥슨은 당시 우 수석 처가 땅에 타인 소유의 ‘끼인 땅’이 일부 포함돼 있었는데도 시세보다 무려 150억여원이나 비싸게 사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김정주 전 넥슨 대표의 친구인 진경준 전 검사장이 우 수석 쪽과 넥슨 사이에서 거간꾼 노릇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강남역 땅 매매 의혹은 특별감찰관실이 검찰에 수사 의뢰한 대상이 아니라 투기자본감시센터와 참여연대 등의 고발 사건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넥슨코리아가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는 것 이외에 설명할 게 없다”고 밝혔지만, 앞으로 우 수석 처가의 경기도 ‘화성 땅’ 차명 보유 의혹 등 고발된 사건에 대한 수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청진동 특별감찰관실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휴대전화와 그와 전화 통화를 주고받은 <조선일보> 기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았다. 이 특별감찰관이 감찰 내용 누설을 금지한 특별감찰관법 22조를 어겼는지 수사하기 위한 것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 감찰관이 기자와 통화한 내용이) 업무를 통해 알게 된 것인지, 신문을 보고 확인한 내용인지 판단하는 데 필요했다”고 말했다.
최현준 허재현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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