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문열린 빈차 털이범 구속
“리모컨 열쇠로 차 문을 잠근 뒤엔 꼭 확인하세요.”
서울 서초경찰서는 31일 한밤에 서울 시내를 돌며 스포츠실용차(SUV)만을 골라 털어온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상습절도)로 박아무개(31)씨를 구속했다.
박씨는 지난해 12월9일 서초동 길가에 세워진 스포츠실용차의 문이 열린 것을 알고 골프채와 카오디오를 훔치는 등 최근까지 50차례에 걸쳐 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중고차 매매업을 해온 박씨가 리모컨 열쇠의 잠금장치 버튼을 길게 누를 경우 오히려 문이 열리는 등 오작동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알고, 무작위로 길가에 주차된 차량의 문을 열어 보고 범행을 해왔다”고 밝혔다.
박씨는 또 주택가와 주차장을 돌아다니며 문이나 트렁크가 열려 있어 운전석 계기판에 빨간 경고등이 켜져 있는 차량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경찰 관계자는 “2002년 이전 출고된 스포츠실용차를 대상으로 실험을 해 보니, 실제로 잠금 상태를 알리는 깜빡이는 켜지지만 문이 잠기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며 “리모컨 열쇠로 문을 잠글 때는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한 자동차정비업체 관계자는 “리모컨 열쇠에 이상이 있다는 수리 문의가 들어온 적은 없다”면서도 “정품이 아닌 것을 사용할 경우 오작동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