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검찰이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 ‘3인방’ 중 마지막 한 명인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69, 부회장)을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다. 25일엔 황각규(62)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롯데쇼핑 사장)을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대로 신동빈 회장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25일 “26일 오전 9시30분에 이인원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배임 혐의가 중심이고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물어볼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신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친인척 관련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 그룹 내 경영 비리 전반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43년간 롯데에 몸담아 롯데의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각규 사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나와 그룹 비리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황 사장은 이날 오전 검찰로 출두하며 ‘신 회장이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런 적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황 사장은 노무라증권에 다니던 신 회장이 1990년 한국으로 건너와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경영자 수업을 받기 시작할 때 바로 밑에서 일한 신 회장의 최측근 중 한 명이다. 지난 15일에는 ‘3인방’ 중 한 명인 소진세(66)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고, 다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검찰은 2002~2011년 롯데건설이 하청업체 20여개를 통해 300억원대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 비자금의 사용처를 조사하고 있다. 또한 신격호(94) 총괄회장이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56)씨와 장녀 신영자(74, 구속기소) 이사장 등에게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2%를 차명으로 넘기는 과정에서 6천억원대의 증여세 등을 탈루한 혐의도 조사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수?합병 과정 부당이득 편취 △롯데물산의 롯데케미컬 200억 통행세 △신격호 100억, 신동빈 200억 배당금 실체 등 다양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신동빈 회장 소환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