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처가, 차명 의혹 해소 요구에 답변 안해
검사들 “수사 착수하면 쉽게 확인될 것”
검사들 “수사 착수하면 쉽게 확인될 것”
경기도 화성시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내 이아무개씨 등의 차명 땅 보유 의혹에 대해 수사의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 수석 쪽이 화성시의 해명 요청에 답변을 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차명 땅 의혹은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검찰 수사의뢰 대상은 아니지만, 위법 혐의가 짙은 핵심적인 비리 의혹으로 꼽힌다. 처가의 차명 땅 보유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우 수석은 민정비서관 때부터 배우자 재산을 허위신고한 것이어서 진경준 전 검사장처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검찰은 이르면 22일 우 수석의 직권남용 및 횡령 혐의 수사의뢰 사건을 배당할 방침이다.
화성시 관계자는 21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18일까지 자료가 오지 않아 삼남개발과 이아무개(61)씨에게 26일까지 거래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최종 통보했다. 그때까지도 자료를 내지 않으면 경찰에 수사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남개발은 우 수석 처가가 최대주주인 회사이고, 이씨는 우 수석 처가 쪽에 명의를 빌려준 것으로 지목된 기흥컨트리클럽의 전 총무계장이다. 우 수석의 장인 고 이상달 정강중기·건설 회장은 기흥컨트리클럽 안팎의 4500평 가까운 부동산을 자신의 측근이자 기흥컨트리클럽 총무계장을 지낸 이씨 명의로 차명 보유했고, 우 수석의 아내 등은 2008년 이 회장이 숨진 뒤에도 상속세를 내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등기부등본에는 이씨가 1995~2005년까지 기흥컨트리클럽 안팎에 1만4829㎡(4485평)의 땅을 사들인 것으로 돼 있다. 공시지가로만 따져도 20억원을 넘지만 이씨는 지난 20여년간 소형 다세대주택에 세들어 살았다. 이씨에게 1996년에 땅을 팔았던 송아무개(사망)씨의 모친 이아무개(78)씨는 “당시 땅 문제는 이상달 회장과 만나 상의했다. 이씨는 기흥컨트리클럽 직원으로 식당 예약 등만 도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또 우 수석이 민정비서관이던 2014년 11월에는 우 수석 아내 등에게 농지 1491평을 공시지가보다 싼 가격에 팔았다. 이를 두고 우 수석 아내 등이 차명 보유하던 것을 매매 형식을 통해 실명으로 바꿨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우 수석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이어 민정수석 때도 처가의 차명 의혹 부동산을 배우자 재산으로 신고하지 않았다. 검찰 안팎에선 우 수석의 거짓 재산신고가 사실로 확인되면 진경준(구속) 전 검사장이 김정주 넥슨 창업주한테서 넥슨 비상장주식을 무상으로 받고도 제 돈을 주고 산 것처럼 허위 신고한 것에 버금가는 범죄 행위라는 말이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우 수석 처가의 차명 땅 의혹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 검찰이 수사하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만큼 특검을 도입해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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