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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부끄러워 시작한 나눔, 지금은 끊기 어려운 즐거움이죠”

등록 2016-08-21 18:55수정 2016-08-21 21:55

[짬] 나눔강연 100회 달성 개그맨 이홍렬씨
이홍렬씨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한겨레>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이홍렬씨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한겨레>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주관적 시간’은 나이가 들수록 빨리 흘러간다. ‘환갑’이 의식되기 시작한 50대 후반, 개그맨 이홍렬(62)은 버킷리스트(죽기 전 하고 싶은 일)에 10가지를 적었다. 남을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각각 다섯가지 계획을 세웠다. 기부 독려 나눔강연 100회 달성, 시각장애인을 위한 낭독 봉사, 국토종단, 크루즈 여행, 진돗개 키우기, 부모님 묘지 이장, 책 쓰기 등이었다. ‘하고 싶은 것’은 곧 ‘해낸 것’이 됐다. 지금까지 10개 목록 중 7개를 지웠다.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을 좋아하거든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도전했고, 목표를 세우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이뤄냈어요.” 그를 지난 16일 서울 무교동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전성기 때 이웃돕기 행사비
받은 게 부끄러워 후원 나서
9년 동안 ‘펀 도네이션’ 강연
에티오피아 어린이 후원도

“국토종단 도전해 3억 모아
이휘재가 내 기록 깼으면”

이씨는 버킷리스트에 들어 있던 ‘기부 독려 나눔강연 100회’ 목표를 지난달 달성했다. 국내외 빈곤아동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보조를 맞춰 지난 9년 동안 ‘펀 도네이션’이란 강연을 해온 데 따른 것이다. 그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30년 후원자이자 홍보대사다. “잘나가던 전성기 때 소년소녀가장돕기 행사 사회를 맡고 수고비 10만원을 받은 게 부끄러워” 후원을 시작한 게 인연이 됐다. 9년의 펀 도네이션 강의를 통해 국내외 아동 정기 후원자 5292명이 생겨났고, 후원금 5억7000만원이 모였다. “조금 더 즐겁게 기부 이야기를 나누면 적어도 나누는 방법을 몰라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강연을 시작했어요. 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기에 이만큼 할 수 있었던 거죠.”

이씨는 최근 한국전쟁에 참전해 부상당한 에티오피아 군인 536명과 전사자 121명을 기리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프로젝트명 ‘이홍렬 오삼육(536)’. 에티오피아 어린이와 정기 후원자 536명을 맺어주자는 취지다. 이와 함께 121명의 주례를 봐주고, 그 대가로 이들이 에티오피아 어린이들과 결연을 맺도록 하는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한국전쟁에 참전해 우리나라를 도운 인연 깊은 나라지요. 그 나라가 이제는 우리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어려워 많은 아이들이 굶주림에 고통받고 있어요. 커피콩 껍데기를 갈아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시는 게 한끼 식사예요. 먹을 게 없어 굶는 아이들을 봤는데 한국에서 세끼 풍족한 밥상에서 남은 음식을 보면 그렇게 미안할 수가 없어요.” 이홍렬 오삼육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16일까지 후원자 177명을 확보했다. 21쌍의 주례까지 선 덕에 200명에 가까운 에티오피아 아이들이 정기후원을 받게 됐다. “매일 즐겁게 지내야 한다고 되뇌어요. 그런 면에서 나눔은 할수록 기쁘고, 한번 시작하면 끊기가 어려워요. 사람들이 기부를 어려워하지 말고 형편에 맞게 조금이라도 시작해봤으면 좋겠어요.”

이씨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국토종단 프로젝트 ‘마음으로 걷기’를 통해 3억원의 기부금을 모은 바 있다. 그는 다음 국토종단 도전자로 개그맨 후배인 이휘재를 지목했다. “2012년, 부산에서 서울까지 1억원을 목표로 한달을 걸었어요. 당시 하고 있던 프로그램이 4개였는데 이 도전을 위해 모두 관뒀죠. 고관절 통증도 있어서 시작할 땐 ‘내가 할 수 있을까’도 했지만, 서울에 도착했을 때 3억원이나 모인 걸 알고 정말 감사했어요. 나이들고 인기 없는 저도 당시에 그만큼 했는데 휘재가 하면 더 많이 기부금을 모을 수 있지 않을까요. 휘재가 한번 꼭 나서서 제 기록을 깨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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