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단독】우병우 처가 ‘끼인 땅’ 소송 변호사는 이름만 댔다

등록 2016-08-18 20:25수정 2016-08-19 18:51

넥슨 거래 강남역 땅 중 34번지 소송도 의문
우 수석 쪽 변호사 “나는 숫자오류 바로잡기만”
우 수석이 소송 주도 의혹 일어

우병우 수석 처가가 지난 2011년 넥슨과 서울 ‘강남역 땅’을 거래할 당시 제3자 소유였던 땅(서울 역삼동 825-34번지)을 확보하기 위해 낸 소송도 여러 의혹을 낳고 있다.

이 땅은 우 수석 쪽이 팔고자 하는 부동산(825-20번지 등 3필지)의 가운데 끼여 있어서 함께 처분하지 않으면 개발 가치가 떨어지는 땅이었다. 넥슨은 2011년 3월18일 우 수석 처가와 매매 계약을 맺을 때 ‘1년 안에 이 땅의 소유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조건을 달았다. 당시 이 땅은 조아무개씨 소유로 돼 있었다. 우 수석 쪽은 사망한 조씨의 유족 11명과 또 다른 유족 9명을 상대로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소송을 걸어 최종적으로 2011년 9월30일에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하지만 우 수석 처가 쪽은 소송을 걸기 전 조씨의 유족들에게 평당 1억3000만원씩 계산해서 땅값(9억4000만원)을 지급한 뒤 ‘더이상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의 유족들과 합의해서 직접 땅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소유권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했던 것이다. 그러나 일부 유족들이 합의에 반발하자 우 수석 쪽은 소송을 택했다. 그럼에도 재판에서는 “고 이상달(우 수석 장인) 회장이 1987년 3월31일 조씨로부터 땅을 살 때 34번지도 당연히 포함된 줄 알았다. 조씨 쪽도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아 20년간 평온하게 땅을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취득시효가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우 수석 쪽이 허위 주장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토지 등기부등본 자료를 보면, 조씨 쪽은 2006년 9월8일 구청으로부터 통보를 받고 여전히 역삼동 825-34번지가 자신들 소유로 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세금을 납부했다. ‘1987년 이후 조씨 쪽이 20년간 34번지 땅의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엄밀히 말해 ‘20년에서 몇개월 모자른’ 주장이다.

또 취득시효를 주장할 거면 조씨 유족들한테 땅값을 지급할 필요가 없었다는 분석도 있다.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우 수석 쪽이 조씨 쪽에 돈을 주고 사실상 매수를 한 것이라 당시 소송은 형식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조씨의 유족들 가운데 상당수가 소송 내용을 잘 몰랐던 것 같다. 우 수석 쪽이 취득시효를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데도 재판에서 다투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에서 우 수석 처가 쪽을 대리했던 이아무개 변호사를 둘러싼 의혹도 커지고 있다. 그는 우 수석의 사법연수원 시절 지도교수였다. 그는 최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우 수석 처가 쪽이 소송 준비를 거의 다했다”고 말해, 자신은 소송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그는 “관련 소송 서류를 우 수석 처가 쪽의 법무사가 다 준비해왔다. 나는 법무사가 준비해온 소송 서류를 검토해 숫자 오류를 바로잡는 역할 정도만 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소송 때 무슨 다툼의 쟁점이 있거나 그런 게 없었다. 그 배경에 대해서는 일체 아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소송을 주도한 당사자가 우 수석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우 수석 처가 쪽은 당시 넥슨과 1300억원대의 부동산 거래를 하면서도 법률 자문을 해줄 변호사를 고용하지 않았다. 당시 넥슨 쪽 부동산 중개를 맡은 ㄷ부동산 박아무개 대표는 “넥슨 쪽은 김앤장 변호사가 나왔지만 우 수석 처가 쪽은 변호사가 없었다”고 말했다.허재현 서영지 기자 cataluni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속보] ‘내란 중요임무 종사’ 조지호 경찰청장·김봉식 서울청장 구속 1.

[속보] ‘내란 중요임무 종사’ 조지호 경찰청장·김봉식 서울청장 구속

여인형, 그날 밤 대통령 경호 전문부대 국회 투입하려 했다 2.

여인형, 그날 밤 대통령 경호 전문부대 국회 투입하려 했다

아이유 “언 손 따뜻하길” 탄핵 집회에 국밥·핫팩 쏜다 3.

아이유 “언 손 따뜻하길” 탄핵 집회에 국밥·핫팩 쏜다

“탄핵, 그리고 다음 채우려”…국회 표결 전야 15만명 여의도로 4.

“탄핵, 그리고 다음 채우려”…국회 표결 전야 15만명 여의도로

앵커도 기자도 까맣게 입고 ‘블랙 투쟁’…14일 탄핵 표결까지 5.

앵커도 기자도 까맣게 입고 ‘블랙 투쟁’…14일 탄핵 표결까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