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빌라’ 전세금은 기부하겠다던 차명재산.” 어제(28일) <한겨레>가 1면 머리로 단독보도한 기사 제목이다. 2008년 삼성 특검으로 드러난 비자금이 엉뚱하게 쓰인 셈이다. 출처는 삼성 관계자였다. 고개를 갸웃했다. 도대체 이게 해명인가, 제보인가. 기사를 쓴 정책금융팀 이정훈 기자에게 물었다.
-삼성 관계자가 왜 이런 이야기를 했을까요.
“스텝이 꼬인 것 같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성매매 의혹에 그룹 차원의 지원이 있지 않았냐는 질문을 던지니까 해명 차원에서 답한 건데… 보도 뒤 당혹스러워해요.”
-이건희 회장이 동영상 속 여성들에게 준 100만원짜리 수표 5장의 발행처가 우리은행 삼성타운 지점으로 밝혀졌는데, 그것도 차명계좌에서 나왔나요?
“삼성 쪽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개인 계좌에서 나왔다고만 말하고 있죠.”
-왜 차명계좌에 관해 <한겨레>만 취재했을까요?
“삼성 쪽 말로는 동영상이 나간 이후 그걸 물어볼까봐 바짝 긴장을 했는데, 다른 매체로부터 거의 질문이 없었대요.”
-성매매 동영상에 대한 삼성 내부 반응은 어때요?
“이건희 회장을 ‘반신반인’으로까지 존경해온 젊은 직원들은 ‘우리 회장님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었구나’ 하고 있고요. 나이 든 이들은 ‘그 나이 때 재벌 회장이 다 그렇지’ 하면서도 ‘시대가 바뀌니 이런 것도 문제가 되는구나’라고 해요.”
-그 논현동 빌라 주인은 누구죠?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연예인이더라고요. 2013년에 세금 안 내서 압류당하기도 했어요. 집주인도 곡절이 많아요.”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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