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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갓쓰고 도포자락 휘날리며…성주 유림 박 대통령에 “사드 반대” 상소문

등록 2016-07-27 15:32수정 2016-07-28 08:08

성주지역 유림단체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송정근 성주향교 전교가 사드배치 반대를 주장하며 상소문을 읽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성주지역 유림단체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송정근 성주향교 전교가 사드배치 반대를 주장하며 상소문을 읽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존경하옵는 박 대통령님, 행정절차의 하자가 있고 군민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 현재의 (사드 배치) 위치를 철회하여 주실 것을 우리 유림단체 회원 일동은 간곡히 엎드려 호소하는 바입니다."

27일 오전 11시반, 청와대로 가는 길목에 있는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쓴 유림 120여명이 등장했다. 갓에는 ‘사드결사 반대’, 두루마기엔 ‘일방적인 사드배치 반대’라고 적힌 띠가 둘러져 있었다. 이들은 성주유도회와 성주향교 등 성주군 내 8개 유림단체 회원들로, 이날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상소문’을 박 대통령에게 제출하기 위해 오전 7시 버스 3대를 대절해 상경했다.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주민센터 앞에 모인 유림들은 성균관 방향을 향해 4번 절을 올리는 문묘향배를 한 뒤 고개를 숙이고 엎드렸다. 이들 앞에 송정근 성주향교회 전교가 상소문을 들고 섰다. 둘둘 말린 상소문을 펼쳐든 송정근 전교는 “국가안보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희생을 강요하면서까지 일방적인 결정을 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메슬로의 인간욕구 5단계에 의하면 국민은 누구나 생활의 안전을 갈망하고 있다. 국가는 국민의 안전을 지켜줄 의무가 있다”는 상소문 내용을 읽어내려갔다. 그는 “(사드 배치 예정지인) 성산은 성주의 주산으로, 성주인의 명예와 자존심을 상징하는 곳이며 주변에는 129기의 가야시대의 고분군이 산재돼 문화유적지로 보존돼야 하는 지역”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유림 단체 회원들은 이날 상소문 낭독에 이어 사드배치 대국민 호소문과 반대 결의문도 발표했다. 김기대 성주군 종손모임회 부회장은 “국방부와 정부는 사드를 성주에 배치하기까지 성주 대표와 군수를 몇 번이나 만났냐”고 물으며 “밀실 행정, 일방적 행정을 순수한 성주군민들이 따라올 거라 안일하게 생각한 게 아니냐”고 정부를 비판했다. 정재엽 경상북도 청년유도회 회장도 “팔순이 넘은 사람들이 서울 천리길을 마다 않고 달려왔다. 사드가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그럴 역량이 되지 않는다.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성주 유림들이 들고온 상소문은 기자회견장을 찾은 오도성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에게 전달됐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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