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대법원 “치과의사 보톡스 시술은 합법” 판례 변경

등록 2016-07-21 16:38수정 2016-07-21 21:48

눈·미간 보톡스 시술 치과의 ‘무죄’…기존 판례 뒤집어
“치대에서도 가르쳐…더 위험하다 보기 힘들어”

치과의사가 미용 목적의 보톡스 시술을 해도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미용 목적의 보톡스 시술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넘는다'는 법원의 기존 판례가 바뀌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1일 환자에게 보톡스 시술을 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치과의사 정아무개(48)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 정씨는 2011년 10월 환자의 눈가와 미간 주름을 펴는 보톡스 시술을 했다가 기소됐다. 1·2심은 “치과 의료행위는 치아와 구강을 포함한 턱과 턱뼈를 둘러싼 안면(구강악안면)에 한정된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이 문제가 국민 의료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고 지난 5월에는 공개변론을 열기도 했다.

이번 판결에서 대법관들은 치과를 치아와 구강을 진료 대상으로 보는 전통적 관념은 “의료기술 발전과 시대 상황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가변적인 것”이라고 봤다. 의학과 치의학의 경계를 구분하기 어려운 양악 수술이나 구순구개열 수술처럼 양쪽에서 모두 시술하는 영역이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또 치과의사가 매년 1000여건 넘게 머리의 열린 상처, 코뼈와 눈주변뼈(안와바닥) 골절 등을 치료하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 대부분의 치대에서 치아와 구강, 턱 이외에 얼굴 부위를 다루는 구강악안면외과 과목을 교육하고 국가시험을 치르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치아, 구강, 턱과 관련되지 않은 안면부라는 이유만으로 안면 보톡스 시술이 의사보다 더 큰 위험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보톡스를 이용한 시술이 이미 치과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상황에서 위험이 현실적으로 높지 않는 한, 의료 발전과 서비스 수준 향상을 위해 소비자의 선택 가능성을 열어두는 방향으로 법률 규정을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반면 김용덕·김신 대법관은 “의료법에서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구별한 취지는 서로의 영역을 분리하여 전문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치과 치료 대상은 치아와 구강, 턱 등으로 제한돼야 한다”고 반대의견을 냈지만 다수를 점하지 못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어 “옳은 결정을 내려준 대법원 판결에 깊은 존경과 함께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카이스트 ‘입틀막’ 신민기 “윤석열 날뛰지 않는 것만으로도 큰 해방감” 1.

카이스트 ‘입틀막’ 신민기 “윤석열 날뛰지 않는 것만으로도 큰 해방감”

[속보] 검찰 특수본,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구속영장 청구 2.

[속보] 검찰 특수본,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구속영장 청구

[단독] 공수처, 국가기록원에 ‘계엄 기록물’ 보존 조치 요청 3.

[단독] 공수처, 국가기록원에 ‘계엄 기록물’ 보존 조치 요청

행안부 “계엄 국무회의록 미작성”…당일 오전 회의록은 공개 4.

행안부 “계엄 국무회의록 미작성”…당일 오전 회의록은 공개

“윤석열이 건넨 ‘접수 대상 언론’에, MBC 말고 더 있어” 5.

“윤석열이 건넨 ‘접수 대상 언론’에, MBC 말고 더 있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