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서경·김운성 작가가 오는 22~24일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한 AEV(Art’s Eye View) 프로젝트’ 전시회를 연다. 살상도구였다가 녹슨 쇳덩어리가 된 매향리 포탄에 생명·사랑·평화의 메시지를 새겼다. 사진 작가 제공.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김운성 작가가 ‘살상도구’인 포탄에 생명과 사랑, 평화의 메시지를 새긴 작품을 만들어 전시회를 연다.
두 작가는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한 에이이브이(AEV·Art’s Eye View) 프로젝트’라고 이름붙인 전시회를 연다. 미공군 사격장으로 쓰였던 경기도 매향리 사격장에서 반출된 포탄과 탄피를 활용해 만든 예술작품 1000여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두 작가는 “이번 전시는 종전이 아닌 정전 중으로, 한반도에서만 끝나지 못한 전쟁에 대한 국가적 모순을 극복하려는 바람을 담았다”고 말했다. 전쟁물품인 포탄과 탄피가 매향리 바깥으로 반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약 1300개의 포탄과 탄피를 가져와 경기도 고양시의 한 용접공장 옆 공방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두 작가는 이제는 녹슬어 버려진 쇳덩이에 생명을 심었다. 파릇하게 돋아난 작은 새싹이 포탄을 들어올리고, 키 높이로 세운 포탄을 나무로 형상화한 작품 등이 그것이다. 작가들은 전시가 끝나면 작품들을 평화공원 등에 기증할 예정이다. 200여점은 매향리로 돌아가 평화의 조각공원 조성에 쓰이며, 다른 800여 점도 여러 지방자치단체의 평화의 공원에 기증될 전망이다. 전시 후원에 참여한 시민과 단체의 이름, 메시지는 각 작품에 새겨진다.
전쟁없는 세상을 위한 이번 전시는 단순한 설치미술 전시를 넘어 게릴라미술 그래피티전과 무료 다큐멘터리 상영, 포탄으로 만든 악기 연주 등 다양한 퍼포먼스와 함께 할 예정이다. 3일간의 전시기간에는 매일 오후 4~5시에 작가들이 초대손님과 함께 작품을 설명하는 도슨트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초대손님으로는 무기 전문가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 수십년간 고향을 지키며 생존권 투쟁을 해온 전만규 매향리 이장님, 국방문제에 해박한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참여할 예정이다.
그동안 ‘평화의 소녀상’ ‘베트남 피에타상’을 선보이며 꾸준히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해온 김서경·김운성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 전시회를 통해 “우리 모두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를 넘어 세계평화를 위한 동반자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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