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3일 서울청 배치…발령은 8월19일
‘부대 전입후 4개월 뒤 전보’ 짜맞추기 의혹
‘부대 전입후 4개월 뒤 전보’ 짜맞추기 의혹
경찰이 의무경찰(의경)로 복무 중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을 ‘꽃보직’인 서울경찰청(서울청)으로 전출시키면서 규정에 짜맞추기 위해 우씨의 인사 발령을 한 달 이상 늦춘 정황이 드러났다.
우 수석의 아들(24)은 지난해 4월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 배치됐다가 두달여 만인 같은 해 7월3일부터 서울청 경비부장 운전병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우씨가 서울청으로 정식 발령을 받은 것은 한달 여 뒤인 8월19일로 확인됐다. <한겨레>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경찰청의 ‘국가 병역자원 효율적 배분 등을 위한 의무경찰 선발 및 인사배치 개선 세부 시행계획’(2015) 문건을 보면 지난해 10월 이전까지만 해도 의경 행정대원의 전보는 부대에 전입한 지 4개월 이상, 잔여 복무 기간이 4개월 이상 남았을 때로 제한돼 있다. 우 수석의 아들을 서울청으로 전출시킨 뒤 부대에 전입한 지 4개월 이상이 돼야 전보가 가능하게 한 규정에 맞추기 위해 실제 발령일자를 늦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상철 서울청 차장(발령 당시 서울청 경비부장)은 실제 전출일자와 발령일자가 다른 이유에 대해 지난 19일 <한겨레>와의 전화 통화 및 20일 서울청 기자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 “운전(실력)만 보고 뽑는 게 아니다. 성실하고 입도 무거워야 해서 인성도 보기 위해 7월 초인 2~3일께 (우씨의) 업무 지원을 받아 인턴 방식으로 전임 대원들과 합동 근무를 하다가 전임 대원이 제대(8월13일)한 뒤 발령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의경을 공식 발령도 내지 않은 채 ‘인턴 방식’으로 테스트했다는 것도 적절친 않지만 이런 해명에도 여전히 의혹은 가시지 않는다. 우 수석 아들이 이미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서 서울청으로 옮긴 직후인 지난해 7월22일까지 경찰이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일부 언론이 우 수석 아들이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서 근무하는 것이 특혜가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자 경찰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이 결격사유 없이 선발기준에 따라 복무 중”이라고만 밝혔다. 박수진 김진철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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