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민정수석(왼쪽)이 지난해 1월 청와대에서 열린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발언하는 내용을 듣고 있다. 당시 웃옷을 잠근 다른 참석자와 비교되는 우 수석의 옷차림과 자세가 화제가 됐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정주 ‘뇌물성 거래’ 의혹
우 수석 아내땅 1365억에 산뒤
옆땅 40평 100억에 추가 매입
1년뒤 1505억에 개발사에 처분
취득세·이자 감안하면 손해 봐
국회 법사위, 검찰 수사 촉구
우 수석 아내땅 1365억에 산뒤
옆땅 40평 100억에 추가 매입
1년뒤 1505억에 개발사에 처분
취득세·이자 감안하면 손해 봐
국회 법사위, 검찰 수사 촉구
김정주 엔엑스씨(넥슨지주회사) 대표가 세운 넥슨코리아가 수십억원의 손해를 무릅쓰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처가 소유의 1300억원대 부동산을 샀다가 1년여 만에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을 비롯한 당시 경영진에 대한 배임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당시 대검 수사기획관이었던 우 수석이 이 거래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따라, 진경준 검사장 주식 대박 의혹에서 시작된 이번 사건은 청와대 핵심부까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18일 청와대와 넥슨 쪽의 말을 종합하면, 넥슨코리아는 2011년 3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825-20 일대 3371.8㎡(약 1020평) 땅을 우 수석의 아내 등 네 자매로부터 1364억9000만원(국세청 신고기준)에 매입했다. 넥슨코리아는 이듬해 1월 바로 옆의 땅 133.9㎡(약 40평)를 100억원을 들여 더 매입한 뒤, 2012년 7월 1505억원에 부동산개발 회사에 처분했다.
넥슨코리아는 당시 취득세로 모두 67억3000만원을 냈다고 국세청에 신고했다. 결국 넥슨코리아는 부동산중개료를 제외하더라도 이 거래로 20억여원의 손실을 봤다. 당시 은행 금리가 3%대였음을 고려하면 넥슨의 실제 손실은 더 늘어난다. 경영진을 비롯해 김정주 회장의 배임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넥슨은 진경준 검사장에 대한 주식 무상증여에서 보듯, 주요 의사결정을 김 회장 개인이 대부분 좌우해왔다. 넥슨은 이에 대해 “당시 판교 사옥이 추진되고 있었으나, 서울을 선호하는 직원들도 있어 새 사옥 부지로 매입했다가 매각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강남역 부근 이 땅은 이면도로에 있어서 기업 사옥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상속세를 내지 못해 수십억원의 가산세를 낼 위기에 처했던 우 수석의 처가는 이 부동산을 매각한 돈으로 상속세를 완납할 수 있었다. 넥슨코리아의 부동산 매입으로 대규모 금전적 손실을 회피한 셈이다. 넥슨코리아나 김 회장이 당시 대검 수사기획관이었던 우 수석이 이 땅과 관련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면, 뇌물 성격의 거래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우 수석이 이 거래에 관여했다면 제3자 뇌물죄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범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사위에서 “넥슨이 자처해서 당시 수사기획관이었던 우 수석 일가의 고충을 해결해줬다. 검찰 수사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수석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처가 소유의 부동산 매매에 전혀 관여한 바 없고, 김정주도 전화 통화도 한번 한 적이 없는 전혀 모르는 관계”라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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