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검찰총장이 18일 낮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구름다리를 지나가다 잠시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전국 고검장급 간부 모아 긴급회의
김수남 총장 “국민께 죄송하고 송구”
주식 관련 부서 검사 주식 투자 금지
뇌물받은 검사는 변호사 개업 금지 추진
김수남 총장 “국민께 죄송하고 송구”
주식 관련 부서 검사 주식 투자 금지
뇌물받은 검사는 변호사 개업 금지 추진
김수남 검찰총장이 “진경준 검사장의 신분과 불법적인 수익을 박탈하겠다”고 밝혔다. 주식 관련 부서 검사의 주식 투자를 금지하고, 뇌물 수수 검사의 변호사 개업을 막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 총장은 18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 “검찰 조직의 고위간부가 본분을 망각하고 공직을 치부의 수단으로 이용한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며 “국민을 상대로 여러번 거짓말한 데 대해서는 허탈을 넘어 수치심마저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으로 검찰의 명예와 자긍심은 완전히 무너졌다”며 “국민들에게 큰 실망과 분노를 안겨드린 데 대해 검찰 수장으로서 마음 깊이 죄송하고 송구스러우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진 검사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재발방지를 위한 검찰 내부 청렴 강화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김 총장은 “앞으로 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 그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당사자 신분과 불법적인 수익을 박탈하는 등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여타 공무원보다 신분 보장 정도가 높은 검사들은 대법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에 파면할 수 있고, 기소 단계에선 해임까지 가능하다
이어 △ 주식 정보와 관련된 업무를 하는 검찰 공무원 등의 주식투자를 금지 △뇌물수수 등의 비리 저지른 검사는 변호사 자격을 박탈할 수 있도록 입법 추진 △검찰 고위직 재산 등록 심층 감찰 강화 △익명 내부 제보시스템 활성화 등 대책을 내놨다. 진 검사장은 2002~2004년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과 2009~2010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 2부장 등 주식 관련 부서에서 일하며 넥슨과 한진그룹 자회사인 대한항공에 대한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총장을 비롯해 전국 5개(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고검장과 고검장급인 대검 차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진 검사장은 2005∼2006년 넥슨 김정주 회장의 돈을 받아 넥슨 주식을 취득하고 2008년 넥슨 법인 소유의 3천만원 상당 제네시스 차량을 제공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와 한진그룹 자회사인 대한항공이 처남의 청소용역업체에 특혜성 사업 기회를 제공해 일감을 몰아주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 등으로 구속됐다. 현직 검사장이 구속된 것은 검찰 68년 역사상 처음이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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