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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김홍영 검사 어머니의 오열 “우리 아들 임관할 때 모습이에요”

등록 2016-07-05 17:35수정 2016-07-05 22:11

사법연수원 41기 동기들 진상조사 요구
김수남 총장 “형사부 업무량을 줄이겠다”
조사는 뒷전 ‘스트레스 감경’ 대책 내놔

서울 남부지검 고 김홍영 검사의 사법연수원 동기(41기)들이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에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요구했다. 사법연수원 41기 동기회장 양재규 변호사와 고인의 어머니가 대검에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접수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서울 남부지검 고 김홍영 검사의 사법연수원 동기(41기)들이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에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요구했다. 사법연수원 41기 동기회장 양재규 변호사와 고인의 어머니가 대검에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접수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우리 아들이 검사 임관할 때 모습이에요.”

지난 5월19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홍영 검사의 어머니 이기남씨는 5일 핸드폰에 찍힌 아들의 사진을 내보였다. 왼손에 손수건을 움켜쥔 이씨는 아들의 사법연수원 41기 동기들이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내내 흐르는 눈물을 삼키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1시 김 검사의 연수원 동기들은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검사의 죽음에 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회견에서 “우리는 김 검사의 죽음이 단순히 업 무 스트레스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다른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을 가지고 있고, 그 의혹이 낱낱이 밝혀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김 검사의 연수원 동기 990명 중 712명의 동의 서명을 받은 성명서를 대검에 제출했다.

김 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원인과 관련해, 형사부에 함께 근무했던 부장검사의 폭언, 폭행과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김 검사가 지인들과 주고받은 카톡과 문자메시지를 보면 ‘술 취한 부장검사가 때렸다’ ‘술시중 드는데 자살하고 싶다’는 등 부장검사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내용이 많다. 그의 동기들은 “김 검사에 대한 폭언, 폭행과 업무 외적인 부당한 지시가 있었는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족과 동기들이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가운데, 이날 김수남 검찰총장은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형사부 업무조정 방안’을 내놨다. 김 총장은 형사부 검사들의 업무량을 줄여주겠다며 △형사부 인력 보강 △중요 송치사건 중 일부를 인지부서에 배당 △통상적 행사 및 사건처리 정보보고 최소화 △수사관 역할 강화 △연가 및 휴가의 실질화 등 방안을 제시했다. 김 검사의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을 상사의 폭언·폭행이 아니라 형사부 검사의 업무 스트레스로 보고 있는 셈이다.

검찰은 김 검사가 숨진 지 한 달 반이 넘도록 뚜렷한 진상조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검과 별도로 이뤄지고 있는 남부지검 쪽의 자체 진상조사도 아직까지 마무리되지 않았다. 남부지검 관계자는 “김 검사 사망 이후부터 계속해서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다. 최대한 신속하게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김 검사의 상사였던 김아무개 부장검사가 올해 초 자신이 원하지 않던 보직 인사로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부장검사는 2014년부터 법무부 법조인력과장으로 일하면서 지난해 말 사법시험 유예 방안을 만들었는데, 이 방안이 여론의 질타를 받으면서 이에 따른 인사불이익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부장검사와 연배가 비슷한 한 검사는 “사시 유예안은 상부에서 지시해 만든 것이고, 김 부장검사가 책임질 성질의 것은 아니다. 다른 이유로 원치 않는 인사가 났을 가능성이 크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검 감찰본부는 서울남부지검과 별도로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고 뒤늦게 밝혔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당사자(김 검사)의 증언을 들을 수 없어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지 방준호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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