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회사에 일감 몰아주고 배당받아
재무담당 부사장은 25일 구속
12~14년 회계사기 5조4천억원
검찰 “공기업 회계사기는 중대범죄”
재무담당 부사장은 25일 구속
12~14년 회계사기 5조4천억원
검찰 “공기업 회계사기는 중대범죄”
검찰이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상태(66·2006~2012년 재직)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27일 피의자 자격으로 불러 조사한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규모가 고재호(62·2012~2015년) 전 사장 시절인 2012~2014년에만 5조4000여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은 26일 “남 전 사장을 27일 오전 9시30분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며 “개인 비리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 전 사장은 2007년 대학 동창인 정아무개 ㅎ해운항공 대표에게 대우조선해양의 선박 블록을 10년간 독점운송하는 계약을 대가로 수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대우조선해양이 자회사를 통해 부산국제물류(BIDC)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차명으로 1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인 이창하(60)씨가 대표로 있는 업체에 해상호텔·사옥건설 등 일감을 몰아주고, 이 과정에서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을 상대로 재임기간 동안 조성한 비자금의 규모와 경위, 분식회계 규모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분식 규모도 일부분 드러났다. 검찰은 고재호 전 사장 재직 시절인 2012~2014년 분식회계(회계사기) 규모가 5조4000억원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분식회계를 거쳐 부풀려진 금액이 매년 공시된 사업보고서 등에 자기자본인 것처럼 반영됐는데, 이 금액이 3년간 5조400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대우조선은 2012년~2014년 해양플랜트 사업 등에서 예정 원가를 임의로 축소한 뒤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을 과대 계상하는 수법으로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조만간 고 전 사장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대출을 받거나 회사채·기업어음을 팔기 위해, 주식투자를 하거나 성과급을 받기 위해 사기를 저질렀다는 것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며 “사실상 공기업인 대우조선해양에서 조직적인 대규모 회계 사기가 있었다는 것은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5일 산업은행 출신으로 대우조선해양 전 재무총괄담당 부사장(CFO)을 지낸 김갑중(61)씨를 구속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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