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퇴임 이인복 대법관 후임 후보자 34명 확정
서울대·50대·보수 성향 압도적
서울대·50대·보수 성향 압도적
오는 9월 퇴임하는 이인복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후보로 천거된 34명의 법조인 대다수가 보수 성향의 서울대 법대 출신 50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중도 성향으로 분류될 만한 후보는 2~3명에 불과했다. 현재 대법원은 이상훈 대법관을 제외한 13명의 대법관들이 모두 보수로 분류돼 ‘대법원 구성 다양화’를 위해서는 진보 성향의 대법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대법원이 발표한 후임 대법관 피천거인 심사동의자 34명의 명단을 보면, 서울대 법대 출신이 24명으로 전체의 70.6%였다. 평균연령은 56.4살, 평균 재산은 약 24억원이었다. 여성은 이은애(50) 서울고법 부장판사 1명뿐이었다. 직군별로는 법관 26명, 변호사 4명, 교수 4명이다.
이념적으로는 보수 성향이 압도적이다. 교육부 사학분쟁조정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비리 사학재단 일가에 복귀의 길을 터준 강민구(57) 부산지법원장과 이마트 등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 조례가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려 논란을 일으킨 장석조(55) 전주지방법원장 등 법원의 보수화를 주도한 고위법관 출신들이 많다.
중도, 진보 성향의 후보는 극소수다. 김선수(55)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 출신의 노동법 전문가다. 지난해 민일영 대법관 후임 인선 때도 추천됐으나, 헌법재판소 정당해산 재판의 통합진보당 쪽 변호인을 맡았던 일로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김명수(56) 춘천지방법원장은 지난해 11월 전교조의 청구를 받아들여 법외노조 효력을 정지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학자 출신 가운데는 김재형(51)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눈에 띈다. 민법 전문가로 알려진 그는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법대 교수 출신의 양창수 대법관이 2014년 퇴임한 뒤론 학자 출신 대법관이 나오지 않고 있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27일부터 7월6일까지 이들 피천거인들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3명의 후보자를 대법원장에게 추천하게 된다. 대법원장이 이 중 1명을 임명제청하면 국회 동의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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