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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롯데, 증거인멸하려 프로그램 돌렸다

등록 2016-06-15 17:00수정 2016-06-16 09:06

압수수색 전 삭제 전문 프로그램 WPM 작동
임원 책상 비어 있어... 서류 뭉치 들고 나오다 덜미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전문 삭제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한 사실이 드러나 검찰이 일부 임직원에 대한 구속수사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15일 “롯데건설에서 전날 압수수색 전에 자료 삭제 프로그램을 돌린 흔적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에서 사용한 프로그램은 ‘더블유피엠’(WPM)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있던 자료들을 복구하지 못하도록 일반적인 삭제 기능보다 더 강력한 삭제 전문 프로그램이다. 검찰은 지난 10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자택 등 17곳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전날 2차로 롯데건설과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등 10개 그룹 계열사와 롯데케미칼 협력업체 등 모두 15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롯데칠성음료 등 롯데 계열사 5~6곳이 사장들의 지시를 받아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한 정황도 포착했다. 한 계열사는 사장실뿐 아니라 임원들 책상서랍과 금고가 텅 비어있었고, 일부 계열사들의 경우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임원 자택이나 물류창고로 옮겨 보관하다 검찰에 발견되기도 했다. 일부 직원은 수사관들이 들이닥칠 때 서류 뭉치를 들고 나오다 적발됐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인멸로 입건할 사람들이 많지만 수사의 본말이 전도될 수 있어 일단 관대하게 처리하려고 한다. 하지만 심각한 증거인멸은 수사를 방해한 것이기에 (구속 등) 신병 처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 수사에선 자료가 확보되지 않으면 관계자들을 여러번 불러 조사해야 하는 불편이 초래된다. 진술에 의존하는 수사보단 물증을 확보해서 조속하게 수사를 끝내는 것이 수사 대상자를 위한 배려”라며 증거인멸로 인해 임직원 조사가 늘어나는 것은 롯데 쪽이 초래한 일임을 명확히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건설 직원들이 법적인 사항을 잘 몰라서 검찰 압수수색 당일 공사 수주 응찰에 필요한 서류를 급하게 챙겼다고 들었다. 본의아니게 수사에 방해가 되었다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김지훈 기자, 윤영미 선임기자 watchdog@hani.co.kr


[디스팩트 시즌3#7_롯데 비자금 수사, MB 정권 인사들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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