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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인공지능이 대본 쓴 첫 영화 나왔다

등록 2016-06-13 18:46수정 2016-06-13 22:07

8분 SF영화 ‘선스프링’ 온라인 공개
공상과학 대본 수십개 입력 학습
인공지능이 전체 대본을 쓴 첫 영화가 공개됐다.

정보기술 전문매체 <실리콘리퍼블릭> 등이 인공지능이 대본을 쓴 ‘선스프링’(Sunspring)이 온라인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12일(미국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영화는 지난 9일 온라인 매체 <아르스테니카>에서 처음 공개된 공상과학(SF)영화다.

영화 ‘선스프링’의 한 장면. 온라인 매체 <아르스테니카> 동영상 갈무리.
영화 ‘선스프링’의 한 장면. 온라인 매체 <아르스테니카> 동영상 갈무리.
약 8분 분량의 영화 줄거리는 단순하다. 우주정거장으로 보이는 곳의 한 사무실에서 남자 둘과 여자 한 명이 삼각관계로 보이는 갈등을 겪으며 나누는 대화가 뼈대다. 대사는 듣기에 따라 심오하기도, 또는 기이하기도 하다. 예컨대 “그는 별들 위에 서있어. 그리곤 바닥에 앉았지.”라는 식이다. 이런 표현들이 주인공들이 입은 화려한 금색 우주복과 어울리면서 1980년대 B급 공상과학 영화를 연상시킨다.

이유는 줄거리를 쓴 인공지능 ‘벤자민’이 이런 대본으로 공부했기 때문이다. 벤자민은 회귀적신경망(인간 뇌의 뉴런을 흉내내 특정 목표를 반복학습을 통해 익히는 알고리즘) 기술로 만들어진 인공지능으로, 이세돌 9단을 꺾은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와 같이 데이터를 주면 스스로 익혀 나간다. 그를 만든 컴퓨터 과학자 로스 굿윈은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1980~90년대 공상과학영화 대본 수십 개를 입력시켜 벤자민을 가르쳤다.

이 영화의 감독 오스카 샤프는 지난 5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공상과학영화 축제 ‘사이파이 런던’에 제한시간 48시간 안에 만드는 영화 부문에 낼 출품작을 고민하던 중, 뉴욕에서 함께 공부했던 친구 굿윈에게 인공지능 영화를 함께 만들자고 제안했고 둘의 의기투합으로 ‘선스프링’이 탄생했다. 대본은 인공지능이 썼지만 어떤 감정을 실어 채울지는 감독과 배우들이 결정했다.

예술은 인공지능이 침범하기 힘든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생각되지만, 의외로 인공지능의 진출이 활발한 분야다. 오스트리아의 게임 개발자가 발명한 ‘딥포지’는 어떤 이미지도 특정 화가의 화풍으로 바꿔주는 인공지능이다. 보통 사람은 고흐의 실제 그림인지 인공지능 그림인지 쉽게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일본에선 올해 인공지능이 쓴 단편소설이 문학상 1차 심사를 통과하기도 했다. 알파고를 만든 구글은 지난 1일(현지시각) 예술 전용 인공지능 ‘마젠타’를 공개했다. 마젠타의 첫 작품은 스스로 작곡한 80초짜리 피아노 연주곡이다.

인공지능이 만든 첫 영화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실리콘리퍼블릭>은 “금융에서 의료까지 인공지능이 위협하지 않는 분야가 없지만 적어도 극작가는 당분간 안전할 것 같다”고 혹평했다. 하지만 인터넷 유튜브 영상에 대한 댓글을 보면 “(부조리극인) ‘고도를 기다리다’ 보다 낫다”, “어떤 대사들은 이상하게 끌린다”며 호감을 표하는 의견들도 적지 않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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