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무개씨 계정으로 들어간 대한항공 누리집. 가족등록 현황에 김씨가 전혀 알지 못하는 권아무개씨가 부인으로 등록되어 있다.대한항공 누리집 화면 갈무리.
텔레비전 광고 프로듀서 일을 하는 김아무개(46)씨는 결혼 1주년을 맞아 여름휴가 때 부인과 함께 스페인 여행을 가기로 했다. 10일 오후 두 사람은 나란히 집에 있는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동안 김씨가 쌓은 마일리지를 활용해 비행기를 탈 수 있는지 알아보려 대한항공 누리집의 김씨 계정에 들어간 두 사람은 까무러칠 뻔했다. 김씨의 배우자로 엉뚱한 여성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 부인은 박아무개씨인데 누리집엔 김씨가 전혀 알지 못하는 권아무개씨로 적혀 있었다. 부인으로선 김씨가 자신과 결혼하기 전 다른 여성과 결혼을 했던 게 아니냐고 충분히 의심할 만한 상황이다.
이를 따지려 대한항공 콜센터에 전화한 김씨는 더욱 화가 났다. “1995년 회원가입 때 본인이 제출한 서류에 그렇게 적혀 있기 때문에 현재 그렇게 등록돼 있다”는 답변에 김씨 부인 박씨는 “당장 동사무소 가서 혼인사실확인서를 떼어오라”고 다그쳤다. 김씨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대한항공 쪽이 사실관계를 빨리 확인해서 정정을 해도 시원찮을 판인데, ‘주말을 끼고 있어 다음주나 돼야 확인을 해서 고칠 수 있다’고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한항공 쪽은 <한겨레>의 확인 요청에 “만에 하나 본인이 아닌 사람이 개인 데이터를 삭제하려 할 수도 있고 나중에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가 있어 서류 등 확인절차가 필요하다고 한 듯하다”며 “최대한 빨리 확인해서 정정하겠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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