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5000만원짜리 첼로를 훔쳤다가 마땅한 처분 방법을 찾지 못 해 주인에게 대가를 받고 돌려주려던 택시기사가 경찰에 덜미를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음식점 앞 도로에 놓여있던 1억5000만원 상당의 첼로가 든 가방을 훔쳐 달아난 혐의(절도)로 이아무개(52)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5월17일 오전 2시47분께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음식점 앞 도로에서 술에 취한 대학원생 박아무개(25)씨가 첼로가 든 가방을 내려놓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첼로를 훔쳐 자신이 운전하는 택시 트렁크에 싣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가 훔친 첼로는 ‘스트라디바리’ ‘아마티’와 함께 이탈리아산 최고급 첼로로 꼽히는 1780년산 ‘구아르네리우스’ 제품이었다. 이 제품의 가격은 무려 1억5000만원으로, 첼로 가방만도 200만원 선이었다.
이씨는 애초 훔친 첼로를 팔아넘기려고 했지만 악기에 대한 소유권 증서 없이는 판매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경찰 수사를 걱정한 그는 첼로가방에 적혀 있던 박씨의 지도교수에게 연락해 ‘보상금을 주면 첼로를 돌려주겠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달 20일 첼로를 돌려주기로 한 장소에서 잠복하고 있다가 이씨를 붙잡았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