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의혹 ‘뇌물사건’ 비화
수상한 넥슨 비상장 주식 투자로 법무부 징계를 앞두고 있는 진경준 검사장이 넥슨한테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의 형사처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검사가 일반인들은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었던 주식을 회사의 지원까지 받아가며 매입한 것은 포괄적으로 뇌물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경준 뇌물죄’
주식매입 전후 FIU파견·금조2부장…
뇌물죄 피하려 잇단 거짓말 의혹 김정주 ‘배임죄’
이사회 안 거치고 이자도 안받고
검찰 직위 고려한 경제적 특혜 ‘수뢰 후 부정처사’는 공소시효 남아
넥슨 공격경영 탓 고발사건 잦아
검찰 ‘넥슨 뒤봐주기’ 집중 조사
윤리위 거짓증언 ‘중징계’ 불가피 5일 넥슨의 해명과 공직자윤리위원회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진 검사장은 2005년 6월 넥슨으로부터 4억2500만원을 빌려 넥슨 비상장 주식 1만주를 샀다. 김정주 넥슨 창업주는 당시 이사회를 따로 열지 않고 몇몇 임원들의 결정만으로 진 검사장 등에게 돈을 빌려줘 넥슨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했다. 당시 넥슨은 카트라이더, 메이플 스토리 등 인기있는 여러 게임을 보유하고 있었고 주식시장에 곧 상장돼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기 때문에 넥슨 주식은 아무나 살 수 없는 주식이었다.
더욱이 넥슨은 진 검사장에게 주식 대금을 빌려주고도 이자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사실상 뇌물을 제공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진 검사장은 넥슨 주식 보유 직전에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2년간 파견 근무를 했다. 이곳에 파견된 검사들은 이후 기업 및 금융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부서에서 근무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진 검사장은 넥슨 주식 매입 후 5년이 지난 2010년에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으로 근무했다. 넥슨이 진 검사장한테 파격적인 특혜를 주면서 주식을 넘긴 것이 이처럼 직무 관련성을 의식한 행위였다면 포괄적으로 뇌물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진 검사장이 금조부장 근무 당시 넥슨 관련 내사 사건이나 고발 사건 등을 다루면서 구체적으로 사건을 봐줬다면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수뢰 후 부정처사죄는 2007년에 공소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났다. 넥슨은 소규모 게임개발업체를 상대로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워왔는데, 이 과정에서 개발업자들과 크고 작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벤처기업 대표는 “넥슨이 게임개발업체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말을 흘려놓고 시간을 끌어 회사 가치를 떨어뜨린 뒤 헐값에 인수했다는 논란에 자주 휩싸였다. 검찰에 투서도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주 창업주도 업무상 배임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진 검사장 등에게 회삿돈을 지원하도록 지시했다면 배임죄로 처벌될 수 있다. 하지만 돈이 오간 시점이 2005년으로 공소시효가 이미 지나 형사처벌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비상장 넥슨 주식 매입 뒤 넥슨 관련 사건에 도움을 준 게 없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이와 함께 법무부 징계 수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 검사장이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한 증언이 허위인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징계 최고 수위인 파면 또는 해임도 가능하다. 파면·해임의 징계를 당하면 공무원 연금 자격을 잃게 되고 변호사 개업도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무엇보다 공직자로서 최악의 불명예로 남는다. 법무부 관계자는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관련 자료를 받아서 지난주 초 대검으로 자료를 보냈다”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주식매입 전후 FIU파견·금조2부장…
뇌물죄 피하려 잇단 거짓말 의혹 김정주 ‘배임죄’
이사회 안 거치고 이자도 안받고
검찰 직위 고려한 경제적 특혜 ‘수뢰 후 부정처사’는 공소시효 남아
넥슨 공격경영 탓 고발사건 잦아
검찰 ‘넥슨 뒤봐주기’ 집중 조사
윤리위 거짓증언 ‘중징계’ 불가피 5일 넥슨의 해명과 공직자윤리위원회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진 검사장은 2005년 6월 넥슨으로부터 4억2500만원을 빌려 넥슨 비상장 주식 1만주를 샀다. 김정주 넥슨 창업주는 당시 이사회를 따로 열지 않고 몇몇 임원들의 결정만으로 진 검사장 등에게 돈을 빌려줘 넥슨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했다. 당시 넥슨은 카트라이더, 메이플 스토리 등 인기있는 여러 게임을 보유하고 있었고 주식시장에 곧 상장돼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기 때문에 넥슨 주식은 아무나 살 수 없는 주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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